2005년 봄 중국(동북) 및 동티벳

5.하얼빈을 거쳐 흑룡강변의 흑하까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2. 1. 11. 15:35

2005.6.2(목)

아침 이른 시간에 하얼삔 역에 내리니 이곳이 바로 안중근 의사의 거사 장소라는 사실에 설레는 마음이었다. 온 라인에서 알아둔 민박집을 물어 물어 찾아가 투숙한 뒤 낮선 곳에 대한 호기심에 피곤함도 잊고 시내로 나왔다.

원래 이 도시가 러시아(내가 알고 있기로는 영어로는 러시아(Russia) 한자어로는 로서아(露西亞)로 알고 있었는데 현지에서는 어뤄스(俄羅斯)로 쓰고 있어 의아하게 생각하였음)에 의해 개발이 되었기에 거리는 러시아풍의 아름다운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에서도 번화가인 중양따지에(中央大街)는 북쪽의 송화강변까지 연결되어 있는데 한 마디로 서울의 명동 같은 곳으로 번화하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저녁에 민박집으로 돌아오니 서너명의 한국인들이 각자 이런저런 이유로 하얼삔에서 바쁘게 지내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배사장이라는 분과는 마음이 맞아 이곳을 떠나는 날까지 친하게 지냈다.

6.3(금)에는 느긋하게 하루 온종일 시간을 내어 교외에 위치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최대 만행의 현장 중의 하나인 731부대의 흔적을 방문하였는데 그곳에서는 인간이기를 거부한 미치광이들을 만난듯 섬찍한 전율을 느꼈는데 당시의 직접적인 피해자들은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니 몸서리가 쳐졌다.

6.4(토)에는 배사장과 같이 한인회장도 방문하는 등 시간을 보내고 저녁엔 여러사람들과 술도 한잔하였다.

 

 

                                                   하얼삔 역

 

 

                                                중앙대가 거리

 

 

 

 

       송화강변의 모습과 과거 송화강의 범람시 사람들의 영웅적인 행동을 기리는 인민영웅 기념탑

 

 

                            시내에 위치한 러시아 정교회의 성 소피아 성당

 

 

                  중앙대가에 위치한 1914년에 오픈한 "로서아"란 이쁜 카페와 그 내부

 

 

                                               일본 731부대의 흔적

 

 

 

2005.6.5(일)

 오늘은 중국에서도 가장 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국경을 이루는 거대한 흑룡강(러시아어로는 아무르강) 변에 위치한 그리고 우리의 독립운동사에서 큰 비극중의 하나인 "흑하 사변"의 현장인 헤이허(黑河)에 갈려고 역에 가니 당분간 열차 운행이 안된다고 하여 하는 수 없이 버스를 탔는데 약 8시간에 걸쳐 북으로 가는 길이 삼강평원이라 불리는 거대한 평야 지대이다.

이 삼강평원은 북만주를 흐르는 3개의 강 유역에 형성된 비옥한 곡창지대로 부식토의 뚜께가 수백 미터에 달해 수백년 동안 비료없이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우리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콩등의 대부분의 농작물이 이곳에서 생산 된다고 한다.

오후 늦게 흑하에 도착하여 조선족 동포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 가는데 거리는 활발한 국경 무역의 영향으로 생각했던 것 보다도 크고 활기찬 느낌을 받았다. 러시아의 시베리아는 생필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전무하여 거의 대부분의 경공업 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하여 쓰는데 이곳이 중요한 창구라고 하며 또한 이곳에는 우리의 현대 자동차가 혹한기 주행 시험장을 건설중이라고 하는데 확인 할 수는 없었다.

친절한 여자 택시 기사의 안내로 흑하에 하나 뿐이라는 우리 조선족 동포 식당을 찾아가니 연로한 함경도 출신의 노부부가 반갑게 맞아 주었는데 그들의 얼굴 주름에는 신산스런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 했다.

언청난 양과 질을 갖춘 7위안 짜리 된장찌게로 요기 후 노부부가 소개해준 식당 2층의 뤼서(旅舍)에 10원을 주고 쭈수떵지(住宿登記) 후 흑하를 둘러보았다.

먼저 아무르 강변에 가니 공원 형식으로 깨끗이 꾸며 놓았는데 많은 시민들이 산책하거나 낚시등을 하며 여가를 즐기고 있었으며 강의 폭과 수심도 강이 바다로 유입되는 오호츠크해로 부터 약 2000키로 이상 떨어진 이곳까지 거대한 배가 정박해 있을 정도로 대단하여 작은 나라에서 온 나그네를 주눅들게 했다.

또한 강 건너에는 우리의 무장 독립군들이 볼셰비키 적군들에게 무참히 살해 당한 흑하사변의 무대 브라고베스첸스크가 빤히 건너다 보였다. 저녁에는 시내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가 중국인들과 한방에서 하루를 보냈다.

6.6(월)일 일어나 다시 흑룡강변을 산책 후 강 가운데에 위치한 대흑하도란 다리로 연결된 섬으로 가니 거대한 규모의 국제 무역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 식사후 어두워지는 삼강평원을 가로질러 다시 하얼삔으로 돌아와 민박집에 투숙하였다.

 

 

 

                                   흑하로 가는 길에 삼강 평원을 지나며

 

 

                                 흑하역과 버스터미날의 타임 테이블

 

                                               흑하 시내의 시장 거리

 

 

 

 

                                                      흑룡강변

 

                                      흑하에서 유일한 한국 식당

 

                                   대 흑하도에 위치한 국제 무역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