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5월 인도 네팔 여행기

1. 뉴델리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1. 12. 2. 20:47


여행기간:2003.5.22-2003.6.18
여행지역:인도(뉴 델리,아그라,카쥬라호,바라나시,콜카타,다르질링) 네팔(카투만두,포카라,룸비니)

이번 여행의 루트

2003.5.22(목)-5.23(금)
5.22일 저녁7시40분 사스(SARS)의 여파로 홍콩 경유가 어려워 에어 인디아의 뉴 델리 직항편에 몸을 싣고 탑승하니 코드 쉐어한 아시아나 비행기여서 반가운 마음으로 5.23일 0시10분경(로칼 타임, 우리 보다 3시간30분 느림) 뉴 델리의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체온을 재는 등의 수속을 거쳐 공항밖으로 나오니 시커먼 피부의 인도인들이 굵은 눈망울로 쳐다보고 있었다.
움츠려 드는 마음을 감추려고 마치 인도에 여러 번 온 사람인 양 어깨를 펴고 말을 거는 사람을 무시하고 택시 부스로 가서 프리 페이드 택시 티켓을 끊고(인도정부에서 바가지 요금을 근절시키기 위해 미리 요금을 지불하고 내리면서 바우처를 기사에게 주기만 하면 되는 제도, 뉴델리 시내까지 225 루피) 고물 택시에 올라타 메인 바자르(일명 파하르 간지로 여행자들의 거리이자 뉴 델리 최대의 시장가 )의 마이 호텔앞에 내리니 말로만 듣던 소들이 인적 없는 거리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었다.
마이 호텔의 허름한 싱글 룸(150루피,1루피는 우리 돈 약 27원, 샤워와 화장실과 천정의 실링 펜과 고물 티브이)에 첵크 인 후 철저한 문단속을(도난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넷이나 가이드 북에서 워낙 많이 들었기에) 하고 피곤한 몸을 침대에 뉘었다.
오전 늦게 일어나 방밖으로 나오니 인도의 독특한 냄새라고 하는 표현 할 수 없는 느끼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주변 사람들의 말소리와 모습들이 내가 정말로 인도에 와있구나 하는 실감을 갖게 해 주었다. 아침을 해결하고자 옥상의 식당으로 올라가서 샌드위치와 바나나 라시를(인도 특유의 음료로 요구르트를 주 원료로 첨가한 과일에 따라 이름을 달리함) 주문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까마귀 비슷한 수많은 새들이 보이고 시가지는 뿌연 스모그와 엄청난 더위 속에서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본격적인 여행을 위해 호텔밖의 메인 바자르로 나오니 엄청난 더위와(최소 섭씨 40도이상), 먼지, 인파, 더러움(가축과 사람의 변을 포함한 쓰레기 더미와 어슬렁거리는 소와 개)이 낮선 나그네를 반기고 있었다. 주변을 윈도우 쇼핑하면서 몇 분을 가니 론리 프레닛(세계적으로 유명한 여행 가이드북)의 지도대로 뉴 델리 역 광장이 나타나고 수많은 오토 릭샤(오토바이에 두세사람이 탈수 있는 의자를 뒤쪽에 연결한 대중적인 교통 수단)가 진을 치고 있다.
오늘의 첫 목적지인 레드 포트(red fort, 붉은 사암으로 만든 델리의 고성)까지 40루피에 흥정하여 입구에 도착하니 여기도 엄청난 야외 난전이 형성되어 있고 성의 주변은 보수공사로 생각되는 작업으로 파헤쳐져 있다. 입구의 매표소에서 100루피에 입장권을 사니 가이드를 해주겠다는 사람, 학교 선생님인데 불쌍한 학생들을 위해 기부금을 내라는 사람등 온갖 사람들이 말을 걸어와 정신이 혼란할 지경이다. 몸 검색 후 고성안으로 들어가니 무굴양식(무굴이라는 말은 몽골의 아프카니스탄식 발음임)의 거대한 성채와 휘황찬란한 수많은 궁전들이 앵무새와 다람쥐들이 노니는 숲 사이에 산재해 있었다. 약 2시간의 관람 후 밖으로 나오니 수많은 호객꾼들이 따라붙는다.
그들 중 시크교도의 터번을 쓴 호객꾼과 합승택시를 250루피에 협상하여 도시의 남쪽에 위치한 비하이 사원(오래된 사원은 아니나 모양이 연꽃형태여서 lotus temple이라고 불리며 명상을 비릇한 복합적인 종교사원임)으로 가는 길은 코넛 프레이스라고 불리는 번화가와 인도 문(indian gate,인도를 상징하는 독립문형태의 건축물)이 위치한 관공서 지역을 관통하는 상당한 거리였는데 매연과 소음이 굉장함에도 불구하고 거리는 활기차 보였으며 삼성,LG,대우,현대등의 낯익은 로고도 많이 눈에 띄였다.

신발을 벗고 현지인들과 같이 비하이 사원을 둘러보고 나오니 올때 탔던 합승택시가 기다리고 있어 200루피에 메인 바자르까지 올수 있었다. 바자르에서 리치(Lychee)라고 하는 열대과일을 조금사서 숙소로 들어와 먹어보니 그런대로 괜찮은 맛이었다.

더위 때문에 해가 지기를 기다려 몇몇 한국 여행자들과 저녁을 먹기 위해 거리로 나가니 시원한 맥주 생각이 간절하여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는 바를(인도에서는 한국과 달리 주류 판매 허가제가 있어 일반 레스토랑에서는 술을 팔지 않음) 찾아  생소하고 빠른 리듬의 인도 음악속에서 시원한 호주산 foster 맥주와 난(넓적한 형태의 빵)과 탄두리 치킨(훈제 닭요리)으로 저녁을 대신하고 숙소로 돌아와 엄청난 더위와 밤새 씨름하였다.(인도는 전기사정이 좋지 않은 듯 수시로 정전이 되었으며 따라서 에어컨이 엄청난 사치품으로 방값도 약 3배가량 비쌈)

 

 

뉴 델리 역앞에서

 

빠하르 간지의 모습

 

                     

                                                         레드 포트

 

                         

                                                           비하이 사원에서

 

                                          비하이 사원 앞에서 릭샤를 기다리다가 인도 소녀와 장난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