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9(목) 맑고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
다시 남파랑길을 이어서 걷고자 이른 새벽 4시가 채 못된 시각 집을 나와 고속도로를 부지런히 달려 아침 7시 반경 호남고속도로상의 백양사 휴게소에서 맛이 없으면 환불해 준다고 붙여둔 문구가 개인적으로 무색하게 생각되는 부대찌개로 아침을 하고 광주시의 서쪽과 월출산의 동쪽을 지나 9시가 조금 지난 시각 81코스의 종점인 가우도 입구에 도착하였다.
부근에 치량을 주차 후 도로변의 농어촌 버스정류장에서 9시 23분경 사전에 알아둔 대로 9시에 강진읍의 버스터미널을 출발하여 마량을 거쳐 완도군 고금도를 향하는 버스에 올라 마량 버스터미널에 내려 잠깐 걸어서 81코스의 출발점에 서니 9시 45분경이 되었다.
맑으나 올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씨에 바람까지 더하여 상당히 춥다는 느낌아래 마량항 전망대에서 마량미항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마량항을 조망 후 서북쪽으로 마을을 벗어나 북쪽으로 칼날같이 파고들어 간 형태의 강진만의 동쪽 해안을 따르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우측은 별다른 것이 없지만 좌측으로는 강진만 바다 건너 멀리 남쪽의 완도섬 상황봉에서 시작되는 산그리매가 바다를 건너 해남의 두륜산을 거쳐 강진의 주작산과 덕룡산으로 이어지는 멋진 자태가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어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상당한 규모의 남호마을을 지나 정오가 막 지난 시각 멋진 위치에 자리한 "THE BAY"란 이름의 펜션 겸 카페에 들러 따뜻한 커피 한잔을 주문하였는데 마침 인심 좋은 주인 내외분이 드시고 계시던 구운 고구마도 먹으라고 할 뿐만 아니라 본인들이 점심으로 드시려고 차리던 전라도 집밥도 돈을 안 받을 테니 먹고 가라는 거절하기도 어색한 진심에서 우러나온듯한 감당하기 어려운 친절을 베풀어 염치 불구하고 밥도 먹게 되는 드문 경험도 하게 되었다.
이후 그냥 갈 수는 없어 커피값과 안 받으려는 적당한 밥값을 치르고 자리를 일어서는데 안주인이 요즘은 비수기라서 남파랑길을 걷는 분들에게 펜션 방하나에 일일 오만 원 그리고 아침 저녁 식사 한 끼당 만원과 무료로 픽업과 샌딩 서비스까지 제공한다고 하였으나 나는 이미 삼일동안 주작산 자연휴양림 야영장을 예약해 둔 상황이라 아쉬웠는데 여러모로 괜찮아 보였다.
본의 아니게 점심까지 해결한 후 다시 보아도 지겹지 않은 강진만 일대의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광들을 눈에 가득 담으며 북으로 진행하니 서서히 81 코스의 종점인 가우도와 양측에서 가우도를 잇는 출렁다리와 청자다리라 명명된 두 개의 다리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이어서 백사마을과 하저마을을 거쳐 오후 2시 반경 청자다리 입구에 도착함으로써 81코스를 끝내게 되었다.
무리한다면 82코스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지난밤의 수면부족과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감 그리고 일 년 중 시기적으로 가장 짧은 겨울해 등등을 고려하여 오늘의 걷기를 끝내고 차량에 올라 지척에 위치한 고려청자의 중요 생산지였던 강진군 대구면에 새워진 "고려청자 박물관"에 들렀다가 앞으로 삼박사일동안 머물 강진만 건너 주작산 자락에 위치한 "주작산 자연휴양림" 야영장으로 가서 오토캠핑이 가능한 16번 사이트에 고투 쿠파 쉘터를 피치하고 오는 길에 도암면의 슈퍼에서 사 온 지역 막걸리 한 명을 곁들여 저녁을 하고 아무도 없는 적막강산의 야영장에서 고요와 고립을 벗 삼아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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