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피아골 오토캠핑장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4. 12. 19:17

2021.4.9(금)맑고 포근

지난 세번의 주말은 공교롭게도 봄비가 내렸을 뿐만 아니라 한번의 근무까지 있어 특별히 멀리 가지 못하고 지내다 보니 상당히 답답하던 차에 어제의 야간 근무로 말미암아 오랜만에 금요일 오후부터 2박3일간의 시간을 낼 수 있었고 또한 캠퍼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지리산 "피아골 오토캠핑장"도 운좋게 주말 2박을 예약할 수 있어 오전 할일을 서둘러 끝낸 후 서울에서 온 와이프를 만나 설레는 마음으로 차량에 올랐다.

중간의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김밥으로 점심 요기를 한 후 일차적 목적지인 구례의 오산(鰲山, 해발 531 미터)과 그 정상부에 있는 사성암(四聖庵)을 가기위해 호남 그리고 완주순천간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리다가 전주를 지난 지점쯤에서 요즘 직장일과 집안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인지 순간적으로 큰 착각을 일으켜 엉뚱하게도 완주군의 상관 IC로 나오게 되었는데 이 사실을 깨달은 순간에는 이미 회차로도 없고 하여 하는 수 없이 상관 IC를 나와 내비가 시키는 대로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임실 IC를 향하였다.

고속도로와 거의 나란히 달리는 잘 정비된 4차선의 17번 국도를 따르다가 난생 처음인 임실군 관촌면을 지나며 강변에 사선대(四仙臺) 관광지라는 입간판이 보이는 순간 이곳에 야영장이 훌륭하다는 글을 본적이 있어 잠깐 들르기로 하고 차에서 내렸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꽃잎들이 바람에 날리는 화창한 봄날에 잘 관리되고 곳곳에 조각 작품들이 자리한 깨끗한 공원풍의 경치 좋고 한적한 곳을 약 40 여분 동안 산책 삼아 한바퀴 둘러 보았는데 아쉽게도 야영장은 일시적인지는 알 수 없으나 폐쇄되어 있었다.

 

사선대 관광지에서

 

이 후 임실 IC에서 다시 고속도로에 올라 구례화엄사 IC에서 내린 후 섬진강을 건너 사성암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운행하는 섬진강변의 죽연마을 주차장에 도착한 후 1인 3,400원의 왕복 티켓을 구입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산의 8부 능선쯤에 위치한 사성암에 도착하니 시간은 벌써 오후 3시를 넘고 있었다.

이름에서 암시하듯 신라와 고려를 거치며 의상,원효,도선,진각의 4분 고승들이 수도한 곳이라는 사성암을 둘러보며 약간의 시주와 부모님들을 위한 기도도 한 후 암자의 뒷편으로 잠깐 오르막을 올라 오산 정상의 전망대에서 북으로는 구례읍 시가지와 부근의 평야지대 그리고 동으로는 노고단과 반야봉을 위시한 지리산의 주능선 그리고 남으로는 광양 백운산 일대의 첩첩이 늘어선 아련한 느낌의 산그리메를 감상 후 다시 셔틀을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오산과 사성암에서

 

그리고 촉박한 시간 가운데서도 강 건너편 구례읍 시가지쪽의 섬진강변에 유채꽃밭과 더불어 오래전부터 조성되어 있던 "섬진강 대나무 숲길"을 걸으며 실로 오랜만에 바람 소리에 흠뻑 빠져들기도 하였는데 스산한 바람 소리가 이상하게도 내 마음에 와 닿았다.

 

섬진강 대나무 숲길

 

 

대나무 숲길을 나온 후에는 구례읍의 축협 하나로 마트에 들러 약간의 과용?을 하여 한우와 기타 필요한 음식들과  술을 넉넉히 구입하여 일사천리로 섬진강변을 달려 실로 오랜만에 이곳 피아골에 온 감회를 느끼며 피아골의 중간쯤에 자리한 야영장에 도착하니 오후 5시 반 정도가 되었는데 깊은 골짜기라서 인지 일기 예보와 달리 갑자기 빗방울이 잠시 떨어지기도 하였으나 크게 불편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다행히 주변의 가족들과 달리 우리들은 텐트가 아주 작아 비교적 손쉽게 텐트를 피치 후 와이프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는데 최근에 너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술이 너무 잘 들어가 은근히 걱정이 될 정도였으나 다행히 저녁 9시경 그동안의 불면은 술로 날려 보내고 또한 피곤한 나머지 쉽게 잠에 들 수 있었다.

 

야영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