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9(목) 맑음
사실 이곳 뚠황도 두번째라 이번에는 양관(陽關)과 옥문관(玉門關)등의 외곽지를 자세히 둘러 볼려고 생각하였으나 어제 밤 집에 전화해보니 가능한 급히 귀국해야 할 좋다고 할 수 없는 소식이 들려 마음도 우울하고 시즌이 지나서인지 여행객들이 너무 없어 차편을 안배하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상하게도 갑자기 돈황이란 곳이 싫어져서 오늘 미련없이 이곳을 떠나 쟈위관(嘉浴關)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버스 터미날로 가서 차에 올랐다.
11시 반경에 탄 버스는 오아시스인 돈황 시가지를 벗어나자 마자 불모의 반 사막으로 이루어진 하서회랑(河西回廊)길을 따라 동북쪽으로 약 1시간 정도 달리다가 꽈저우셴(瓜州顯)에서 다시 정차하여 손님을 태우고는 이곳에서 만나는 고속도로에 올라 동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달리는데 주변은 온통 엄청난 숫자의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었으며 우측으로는 눈 덮힌 정상을 인 치리엔 산맥(祈蓮山脈)이 줄곧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오후 3시경 고속도로를 벗어나 가욕관시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욕관시에 갈 사람들은 이곳에서 내려야 한다면서 다짜고짜 나를 포함한 세사람을 떨구고는 횡하니 가버리는데 아마도 이 버스의 종점이 주천(酒泉)이라서 그러는것 같았으며 이 또한 중국에서 여러번 겪었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버스에서 내린 뒤 시내쪽으로 걸어가 주변 사람에게 물어 먼저 가욕관 가는 시내버스에 올랐는데 이 도시는 중국의 경제 발전에 따라 2001년에 비하여 엄청나게 커졌고 또한 거대한 공장들도 너무 많아진 것 같았다.
버스의 종점인 가욕관에 내려 입장권을 끊고 나니 벌써 시간이 오후 4시를 넘어서기에 내심으로는 오늘 날씨가 좋으니 어쩌면 만리장성의 서쪽 끝이라는 가욕관에서 멋진 노을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품고 안으로 들어가니 예상대로 관람객은 거의 없고 내부도 비수기를 맞아 이곳 저곳에서 수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중국인들의 말로 천하제일웅관(天下第一雄關)이라는 현판을 지나 내부를 한번 둘러본 뒤 서쪽 관밖으로 나가니 예전 처럼 낙타를 태워주고 돈을 받는 현지인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으나 철지난 계절이고 이미 저녁이라 그들도 곧 오늘하루 일과를 접고 뽀얀 먼지가 나는 황량한 길을 따라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돌아가고 나니 이제는 이곳에 온전히 나 혼자라 해가 넘어 지평선으로 사라질 때까지 망연히 서서 황량한 서쪽을 향하여 끊임없이 내달리는 기차를 보며 그 먼 옛날 이 지역의 광경을 상상해 보는 등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다가 다음 행선지인 장예(張腋)를 가기위해 기차역으로 향하였다.
가욕관 기차역에 도착하여 시간을 살펴보니 장액시까지는 이곳에서 그렇게 멀지않는 곳이라 많은 표가 있어 9시경의 잉쭤(硬座) 좌석을 예약하고 역광장에서 간단한 저녁을 한 후 기차에 올라 자리를 찾아 가니 이것도 인연이라 맞은 편에는 단동(丹東)에서 여행온 젊은 부부가 앉았는데 내가 한국인임을 알고는 무척이나 호의적인데 그 느낌이 가식적이지 않아 보였다.
그들이 장액에 가는 목적도 나와 같이 딴샤띠마오(丹霞地貌)의 지형인 치차이산(七彩山)을 가는것이라 내일 같이 가기로 하고 장액에 내리니 그들이 이미 내일을 위하여 예약해둔 택시 기사가 나와 그들이 이미 예약해둔 숙소에 가니 마침 빈방이 있어 그곳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고속도로에서 보이는 가욕관
오후의 가욕관
서역으로 향하는 기차
저녁 일몰 무렵의 가욕관
가욕관에서 기차를 이용하여 장액까지
기차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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