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5.26(목)
오늘은 단동에서 북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고구려 시대 오골 산성으로 알려진 펑황산(鳳凰山)을 등반하여 선조들의 기상을 느껴 보기로 하였다.
아침 일찍 역 앞의 버스터미날에서 봉성(鳳城)시 행 버스를 타고 북으로 향하는데 요령성의 성도인 셴양(沈陽)으로 향하는 길에는 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이고 전체적인 지형은 요동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거의 평원 수준이었다. 헌데 약 2시간이 가까워 오자 우측으로 거대한 암봉을 가진 산군이 평지에서 우뚝 나타나는데 바로 봉황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여 기사에게 산 입구에 세워 줄것을 부탁하니 흔쾌히 세워주어 입장권을 끊고 산으로 진입하니 그 옛날 고구려 군사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 하였다. 천천히 걸어 약 2시간 걸려 정상에 오르니 말 그대로 요동벌이 다 내려다 보이는 천혜의 요새임을 알 수 있었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고 내려와 다시 단동으로 돌아오니 이미 저녁 다시 박가네에서 단동에서의 마지막 밤을 압록강 맥주와 더불어 보냈다.
봉황산의 이모저모
2005.5.27(금)
일찍 일어나 옛 고구려의 수도 집안(集安)으로 가기위해 버스 터미날에서 버스를 탔는데 버스가 그런대로 괜찮았으며 중간에 기사가 세워주는 곳에서 간단히 점신을 먹고 오후 3시경 집안에 도착하니 젊은 조선족 동포가 소형 택시를 가지고 나와 호객을 하고 있었다. 하여 같은 동포라서 믿고 집안의 유적지 관광과 오늘 저녁 백두산 밑의 이도백하로 가기위한 야간 기차를 타는 통화(通化)까지 데려다 주는것 까지 포함해서 600 위안에 계약하고 따라 나섰다.
과거 학창 시절 역사책에서 대하던 곳을 직접 간다는 설레임으로 둘러본 광개토대왕릉과 비 그리고 장수왕릉,환도산성,국내성 성벽등의 유적지와 강건너 북한의 만포시,압록강변에서의 식사등은 나그네의 마음을 즐겁게 하였다. 하지만 중국의 동북공정이 점차 노골화 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우려스러웠다.
저녁 식사후 약 120키로 떨어진 통화에 가서 눈덮힌 우리 민족의 성산 백두산을 꿈꾸며 이도백하행 야간 기차의 잉워(硬臥)칸에 몸을 눕였다.
집안행 버스를 타고 가며
광개토 대왕릉과 비
장수왕능과 그 배총 그리고 능안에서 내다본 옛 국내성 집안 시의 전경
집안 건너편의 북한 만포시의 모습
환도 산성의 입구
환도 산성 아래 벌판에 산재한 고구려 귀족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석곽묘군
국내성의 성곽은 거의 폐허화 되어 이렇게 아파트의 울타리로 쓰이고
압록강변의 우리 동포들의 식당촌과 음식들, 온면이라는 국수가 특이 함
통화 역
2005.5.28(토)
새벽 여명 때쯤 하여 기차가 이도백하 역에 도착하여 내리니 5월 하순 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겨울 날씨 만큼이나 추워 몸을 웅크리며 대합실로 나오는데 후덕하게 생긴 동포 아주머니가 자기가 역 앞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데 아침이나 먹고 가라면서 호객을 하여 따라가니 역 광장 한쪽에 있는 진xx식당이란 간판인데 일단 따뜻한 곳에서 몸을 녹이며 된장찌게로 맛있게 아침 식사를 하였다.
헌데 식사가 끝나갈 무렵 주인 아주머니 왈 최근에 이상 날씨로 눈이 많이 내려 백두산에 올라가는 일반 셔틀 버스가 운행을 중지하여 짚차를 대절하여야 한다면서 작기가 싸게 차를 소개해 준다하기에 일단 합승이라도 할려고 수소문해 보았으나 여의치 못하여 하는 수 없이 그 말을 믿고 300안을 주고 갈 수 밖에 없었는데 막상 올라 가보니 그 말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크게 실망하였다.
허나 5월 하순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눈에 덮힌 백두산과 천지의 감동은 대단하여 불쾌한 기억을 빨리 잊을 수 있었다. 오후에 다시 이도백하로 돌아와 옌지(延吉)행 버스를 타고 백두산 산록을 돌고 돌아 저녁 무렵 연길의 아세아 버스터미날에 도착하여 이곳에서 "호태왕의 젊은 시절"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며 한국 여행자들을 위해 고군 분투하고 있는 주인장이 운영하는 숙소에 투숙하였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의 성스러운 여러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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