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둘레길(한 차례 완료)

서울둘레길(14)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7. 5. 3. 08:34

2017.4.30(일) 맑으나 좋지 않은 대기

시간은 살과 같이 흘러 벌써 잔인한 달이라고 일컬어지는 4월의 마지막 날이다.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어떻게 해볼 수 있는 나의 능력과 수단은 제한적이라 우울감과 허탈감만 깊어지는 봄날이지만 무료하게 집에서 뒹굴기 보단 그래도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여  뿌연 대기의 날씨에도 집사람과 집을 나섰다.

지난번에 이어서 서울둘레길을 걷기로 하고 지하철을 이용하여 두번의 환승을 거쳐 9호선 가양역의 4번 출구로 나오니 인도의 바닥에 그려져 있는 서울트레일의 마크가 우릴 반기고 있었다.

잘 표시된 안내 리본과 팻말을 따라 가양대교에 올라서니 차량들은 여전히 도로를 가득채우고  간간히 바이크 라이더들과 걷는 사람들도 눈에 띄는데 다리밑의 한강물은 아마 만조인 듯 역류하고 있었고 또한 한 무리의 철새떼들은 특유의 V자 대열을 이루며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어 모든 생명들이 그 생명유지를 위하여 저렇게도 애쓰고 있구나 라는 생각과 더불어 약간의 씁쓸함도 다가왔다.

다리의 한 복판에서 하류쪽을 보니 행주산성과 행주대교가 지척이라 과거 오래전 군대시절 행주대교를 건너다니던 생각과 더불어 당시 여름의 어느 주말 갓 첫돌을 지난 큰 딸과 와이프를 고물 중고차에 태우고 서울로 나오다가 오늘의 코스에서 거치게 되는 요즘은 강변북로라 부르는 과거의 난지도 앞길에서 차량이 쓰레기 침출수에 시동이 꺼지고 엄청나게 역한 냄새의 침출수가 차에 스며들어 낭패를 봤던 기억이 새로 왔는데 당시 포장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던

왕복 2차선의 도로와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니 그야말로 격세지감 혹은 상전벽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였다.

쓰라렸던? 옛 기억을 뒤로하고 지하통로를 통하여 강변북로를 건너 공원으로 잘 꾸며놓은 난지도의 남쪽을 따라 월드컵 경기장쪽으로 향하였는데 그 중간에는 이삼년전에 한번 들른 적이 있는 요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메타세콰이어 길도 봄이 되어 서서히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었다.

이후 주변이 공원과 수많은 꽃들로 화사함을 더하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지나 불광천으로 들어서 상류쪽으로 길을 재촉하였는데 불광천에도 봄을 맞이하여 수많은 잉어 종류의 물고기들이 산란 혹은 생존을 위하여 지느러미를 퍼덕거리며 상류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 이렇게 큰 대도시에도 아직 어느정도 자연이 살아있음이 대단하게 생각되었는데 이 또한 많은 노력이 들었으리라 짐작되었다.

불광천을 따라 한참을 걷다가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봉산을 향하였는데 도시 주변의 해발 이백미터대의 산 답지않게 나름 수목이 울창하였고 잘 가꾸어져 있어 능선길을 따라 주변을 조망하며 걷기에는 그만이었다.

생각보다 능선의 길이가 상당하여 지루하다고 생각될 무렵 과거 봉수대가 있어 봉산이라는이름을 얻었다는 정상에 다다르니 이미 시간은 오후 두시를 넘어서고 있었고 오늘의 목적지인 서울둘레길 7코스의 종점인 구파발 역까지는 아직도 약 5킬로 정도가 남아 있었다.

외이프가 조금 힘들어 하여 일단 다음 오르막인 앵봉산과의 안부이자 서울과 고양을 있는 큰 도로가 통과하는 서오릉고개까지 내려선 후 계속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키로 하고 길을 재촉하였다.

오후 3시경 서오릉고개에 다다르니 마침 주변에 사람들로 엄청나게 붐비고 방송에도 소개되었다는 간판이 세워져 있는 생소한 이름의 장작 닭구이 집이 눈에 띄여 일단 늦은 점심을 하기로 하고 들어가 이집의 대표 메뉴인 닭구이 한마리와 시원한 맥주 한병을 주문하여 맛을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특별하지는 않았으나 한번쯤은 맛볼 만은 하다고 생각되었다.

점심 식사후에는 와이프가 어느 정도 힘을 얻어 이름도 예쁜 앵봉산 구역을 지나게 되었는데 이산은 과거에 꾀꼬리가 많이 살아 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하며 또한 서쪽 사면으로는 조선왕릉인 서오릉을 품고 있었다.

약 1시간에 걸쳐 앵봉산을 넘어 내리막길로 들어서니 서울과 문산을 잇는 통일로 넘어 북한산 일대가 지척이고 주변은 은평 뉴타운 공사가 계속되고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였는데 도로로 나가기전 트레일의 끝부분에는 작고 예쁜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그곳 팔각정자에서 누워 한참을 쉬었는데 적당한 바람과 더불어 한적함 그리고 주변의 꽃과 숲이 조화를 이루어 멋진 마무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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