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인도 히말라야 트레킹기

33. Roop Kund Trek 8 일차 및 Pindari Glacier 1 일차(Upper Loharkhet의 KMVN 까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6. 2. 13. 22:33


2015.10.25(일) 맑음

오늘은 이곳 로하중을 떠나는 날이니 마지막으로 아침 일찍 게스트 하우스 주변을 산책 후 식사를 하고 떠날 채비를 서둘렀다.

다른 모든 인도 트레커들은 올 때와 마찬가지로 카츠고담 역으로 가서 인도 각 지역으로 흩어지지만 나는 내심  난다데비 산군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갈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라 코우사니 못미쳐 배지나트(Bajinath)에서 내리기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트렉 리더 및 로칼 스텝들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차에 올랐다.

내가 탄 차량은 왔던 길을 되짚어 핀다리 강을 건너고 괄담으로 산록을 따라 거친 배기음을 내며 오르는데 대부분 소나무로 이루어진 주변 숲들이 너무 좋아 한군데서는 차를 멈추고 마지막으로 트리슐과 난다쿤티를 조망하고 사진도 몇 장 찍고 괄담을 거쳐 약 3시간 반만에 배지나트의 세갈래 갈림길에서 다른 사람들과 작별을 고하고 차에서 내리는데  차비를 내려니 동승했던 트레커들이 한사코 만류하여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삼거리에서 내려 동쪽의 바게스와르 지방(Bageshwar District)의 중심지인 바게스와르로 가기위해 합승 짚을 기다리는데 이제는 다시 온전히 혼자가 되어 낮설고 깊은 산속을 돌아 다닌다고 생각하니 약간의 두려움이 밀려왔으나 그것보다 더한 호기심과 호승심? 그리고 인간은 어차피 혼자라는 어설픈?생각으로 위안을 삼기로 하였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손님이 다 찬 합승 짚에 30 루피를 주고 올라 동쪽으로 향하는데 고도가 해발 1,000 미터대로 낮아지고 햇빛이 뜨거워 정오경 바게스와르의 버스 스탠드에 내리니 땀이 날 지경이었다.

부근의 간이 식당에서 점심을 하며 생각해 본 결과 이곳은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나름 지역의 중심지라서 너무 시끄럽고 붐비니 시내에 위치한 바그나트 템플(Bagnath Temple)이라 불리는 유명한 고대 힌두 사원군만 둘러 보고 이곳에서 북동쪽으로 약 50 여킬로 떨어진 산꼴짜기에 위치한 핀다리 빙하 트레킹의 시발점인 로하르켓까지 가기로 결정하고 걸어서 가까운 강변에 위치한 힌두 사원군으로 갔다.

바그나트 힌두 사원군을 둘러 보고 사원과 접해있는 강변으로 나가니 아? 하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사원의 위치가 절묘한데 당연히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두개의 강이 만나는 지점(프라야그,prayag)에 위치하고 있고 고마티와 사리우란 이름의 두개의 강도 상당히 폭이 크고 수량이 넉넉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유명한 바라나시 처럼 가트(Ghat)도 몇 군데 설치되어 있고 더구니 강변에서는 힌두교식 장례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참을 가트의 계단에 앉아 있다가 강물에 목욕은 아니지만 얼굴과 손발을 씻고 난 후 자리를 떠 사람들에게 물어 도시의 약간 북동쪽 교외에 위치한 짚과 미니 버스 스탠드를 찾아가 로하르켓 행  차량을 찾으니 현재 바로가는 차량은 없다며 우선 약 25 킬로 떨어진 바라리(Bharari, Kapkot 근처에 위치한 삼거리 갈림길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로 간 다음 갈아타야 한다기에 막 떠나려든 미니버스에 올랐다.

미니버스는 수량이 풍부하고 맑은 사리우 강을 따라 가는데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산록으로 접어드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주변의 풍광에 마음을 빼앗기다 보니 어느새 바라리란 곳이고 시간은 오후 2시 반경이 되었다.

이곳에서 다시 로하르켓 행 합승 짚을 타야 하는데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정해진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짚차들이 정차해 있는 곳을 수시로 오가며 확인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운전기사들의 표적?이 되어 내가 제일 힘들어 하고 싫어하는 이상한 수작들이 끝없이 들어온다. 

예를 들면 합승 짚 가격은 100 루피인데 오늘 더이상은 로하르켓 행 차가 없다며 짚 전체를 1,500 루피에 대절하여 가야 한다는 등 인데 여행자들을 대표적으로 괴롭히는 수작들이다. 이러한 상황과 오지에서 영어가 통하지 않을 때를 대비하여 이번에는 급하게  힌디어 문자 읽는 법만 속성으로 익혀 갔었는데 계속 지나는 차량 앞면의 행선지를 주시하니

한 차량의 행선지 표지판이 로하르켓과 비슷하여 옆에 있던 사람에게 물으니 맞다고 하여 이미 거의 사람들로 가득찬 짚차의 뒷쪽에 올라 비집고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차량은 출발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주 도로를 벗어나 강의 지류를 따라 고도를 높이기 시작하여 과거 도로가 발달하기 전 핀다리 빙하 트레킹의 출발점이었던 송(Song) 마을을 지나고 난 후에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험한 오프로드의 길을 따라 고도를 급격히 높혀 오후 4시경 무사히 Upper Loharkhet의 숙소이자 공원 관리 사무소가 바로 옆에 함께 있으며 전망이 기가 막힌 KMVN 앞에 나를 내려 주고 떠났다.

2개의 배낭을 메고 들고 계단을 올라 KMVN으로 가니 넓은 부지에 3채의 건물로 이루어진 큰 숙소에는 계절이 늦어서인지 투숙객이 한명도 없고 Dhanpal Singh이라는 이름의 인상이 좋은 청년이 관리인이라며 있어 엄청나게 큰 도미토리 방을 통채로 200 루피에 투숙키로 하였다.

배낭을 내린 후에는 주변을 둘러 보았는데 마침 부근에서는 이 지역의 오랜 이름인 쿠마온(Kumaon)에서 유래된 지역 사람들을 가르키는 용어인 쿠마오니 여인들의 민속에 대한 현지 언론사들의 촬영이 진행되고 있어 함께 할 수 있는 행운도 있었으나 한국에서 한명의 트레커가 왔다는 소식에 가이드와 포터를 소개해 주겠다는 사람과  몸에 아주 좋다며 이상한? 물건을 사라고 권하는 사람 등등이 나타나 괴롭힘도 조금 당하였다.

하지만 어두워지며 모든 사람들이 돌아가고 난 뒤 단팔이 해주는 저녁을 방 입구위 테이블위에서 먹으며 보름달 아래서 느긋하게 한적하고 고요한 인도 히말라야의 정기를 가슴깊이 느끼는 순간만은 최고의 기분이었다.


                                                         난다데비 산군의 개념도









                                                            로하중에서의 아침 산책


                                                                    데왈 마을









                                                                  괄담까지


                                                                배지나트 삼거리















 


                                            바게스와르 시가지와 바그나트 템플







                                                                     바라리까지


                                                                           송 마을



















                                                      어퍼 로하르켓의 KMVN에서

                        민속의상의 쿠마온 여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