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청장고원(靑藏高源) 여행기

6.마취를 거쳐 랑무스까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3. 7. 29. 23:06

2012.11.20(화)  맑음 및 흐림

버스의 출발 시간인 7시 반에 맞추어 일어나 짐을 챙겨 아직도 어둑한 터미날에 도착하니 그 동안 날씨가 많이 추위졌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부근의 간이 식당에서 가볍게 요기를 하고 예정보다 조금 늦게 사천성의 아빠쪽에서 온 버스에 올라타니 이미 많은 승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었으나 다행히 뒷쪽에 몇 개의 빈자리가 있어 서서가는 것만은 피할 수 있었다.

버스는 아침 찬공기를 가르며 비포장의 도로를 달리는데 지형은 나즈막한 언덕같은 산들이 군데 군데 있는 대 초원으로 이지역이 황허 띠이완(黃河 第一灣) 지역이니 충분히 그러할만 하였다.

약 1시간 반 정도를 달리니 청해성과 감숙성을 나누는 경계인 황하에 걸친 다리를 건너게 되었는데 다리가 좁고 약해서인지 승객들은 모두 내려 걸어서 다리를 건너라고 하여 뜻하지 않는 행운으로 다시 유빙으로 가득찬 대 황하를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헤아려 보니 이번 여행에서 황하의 본류를 건너는 것이 꾸이더셴(貴德縣), 라자샹(拉加鄕), 따르셴(達日縣)에 이어 이번이 4번째인데 이후 마취셴(瑪曲縣)에 다다르기 직전에 또 한번 그리고 지엔차셴(尖札縣) 부근에서 다시 한번 건너므로 합하여 6번을 건너게 되었다. 

다리를 건너니 이젠 행정구역이 감숙성으로 변하는데 바로 앞에 상당한 규모의 경찰과 군 합동 검문소가 있어 다시 모든 승객들을 내리게 하고 이번엔 사람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대조하고 기록을 하는 등 자뭇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을 뿐만 아니라 작금의 큰 문제가 되고있는 티벳인들의 분신 사태의 중심지가 이곳 감숙성 지역임을 상기시켜주었다.

우리 차례가 되어 여권을 내미니 잘 못알아 보는 것인지  다른 사람을 부르는 등 부산을 떨더니 기록만 하고는 아무일 없는 듯이 보내주었다.

다시 차에 올라 달리기를 한 시간여 멀리 산아래 마취현이 보일 무렵 다시 황하를 건너게 되고 이곳에도 역시 검문소가 있었는데 공안이 올라 타더니 직전의 검문소로 부터 연락을 받았는지 한국인인 우리 두사람만 배낭을 가지고 내리라고 하여 순간적으로 낭패로운 심정이 되어 무슨일이냐고 물으니 걱정말라면서 자기들의 초소안으로 안내한 이후에 차도 권하는 등 아주 적대적인 태도는 아니어서 어느 정도 안심하였다.

그리고는 말하기를 요즘 이지역이 외국인들에게는 조금 위험하여 마취현 공안국에서 사람들이 데리러 올테니 편하게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며 천하 황하제일만(天下黃河 第一灣)이라고 적힌 기념비 부근에 가서 이곳은 여름이 제일 좋다면서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는 등  나름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직전 검문소에서 몰래 찍은 검문소와 군인 공안의 사진을 삭제하는 등 나름의 대비를 하였다.

약 20 여분 지나니 공안 차량을 타고 1명의 여자를 포함한 3명의 정복 차림의 공안이 와서 우리의 여행 경로와 목적지등을 묻고 여권과 비자를 디지탈 카메라로 촬영을 한 후 가능하면 오늘 이곳에서 자지 말고 목적지인 랑무스(朗木寺)까지 가라면서 자기들의 차에 태워 마침 점심 시간인지라 마취에서 유명하다는 시내의 국수집까지 바래다 주고는 주인에게 뭐라고 한 후에는 횡하니 가버려 조금 허탈하기도 하였다.

점심 식사 후 어차피 겨울철이라 황량하기 그지없는 이곳에서 굳이 숙박 할 이유도 없어 택시를 타고 버스 터미날로 가서 랑무스행을 알아 보았으나  이곳에서 직접가는 버스는 없고 란주에서 성도, 곤명을 거쳐 라오스와의 국경까지 연결되는 G213 국도변의 까하이샹(乃+小海鄕)에서 갈아타야 된다고 하여 일단 이지역의 중심 도시인 허쭤(合作)행 버스를 타면서 까하이까지의 표를 사려니 승객이 넘친다면서 종점인 허쭤까지 외는 표 발매를 거부하여 하는 수 없이 허쭤까지의 표를 사서는 30 여분도 안되어 내리게 되었는데 이곳까지도 이런 금전 만능의 풍토가 스며들었음에 씁슬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또한 까하이 부근에서는 얼어붙은 까하이 호수를 배경으로 훈련중으로 보이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거대한 차량 행렬도 목격하게 되어 더욱 마음은 착찹하였으며 까하이에서는 다행히도 길가에 기다리고 있던 자가용 합승 택시를 1인 20 위안에 얻어 타고 오후 4시경 2,005년 이후 실로 7년만에 여행자들의 명소인 랑무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철지난 랑무스는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 않고 숙소와 식당들도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을 뿐만 아니라 거리 곳곳에는 작금의 분신 사태를 부추기는 세력은 엄벌에 처하며 분신 사태를 사전에 신고하면 5만 위안, 배후 주동자를 신고하면 20만 위안의 엄청난 포상금을 준다는 섬뜩한 내용의 벽보가 붙어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순례객들도 상당수 보이고 무엇 보다도 붐비지 않는 한적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아보여 일단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나름 괜찮은 딜에 숙소를 얻고 부근의 영업중인 전통 레스토랑에서 칭커지우(靑果酒)를 곁들여 저녁을 한 후 지친 몸을 침대에 뉘였다.

 

 

 

 

 

 

 

 

 

 

 

 

 

 

 

 

 

 

 

 

 

 

 

 

지우쯔에서 감숙성과의 경계를 이루는 다리까지, 제일 아래 사진은 유목 생활을 하는 티벳탄들을 정착 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에서 건설한 일종의 정착촌 

 

 

 

 

 

 

 

 

 

 

 

 

황하를 가로지르는 다리위에서

 

 

 

 

 

 

 

 

 

 

다시 마취를 향하여, 멀리 황하를 건너 보이는 마취 시가지

 

 

 

 

 

 

 

 

 

 

마취 입구의 다리에 설치된 검문소 부근에는 작은 공원도 있고

 

 

 

 

 

 

마취 시가지와 버스 터미날

 

 

 

 

 

 

 

 

 

 

 

 

 

 

 

 

 

 

 

 

 

 

 

 

 

 

마취에서 까하이에 이르는 버스안에서 만난 로칼들과 주변 풍광들 그리고 까하이 호수

 

 

 

 

 

 

 

 

 

 

까하이 삼거리에서

 

 

 

 

랑무스 거리에 나붙은 통고문과 숙소 방의 창문을 통해서 본 그리운 랑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