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3.29(금) 비교적 맑음
이번 주말은 금요일을 포함하여 2박 3일동안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거제도 다음으로 3번째 크기의 섬이자 진도개, 진도 아리랑, 강강수월래와 그리고 섬 초입의 울돌목(명량해협)등으로 유명한 그러나 제대로 보지 못하였던 진도(珍島)를 등산 위주로 여행키로 하였으나 주말 결혼식으로 인해 와이프는 아쉽게도 같이 못하여 홀로 금요일 이른 아침 6시경 설레는 마음으로 야영을 해야기에 이것저것 잔뜩 물건들을 차량에 싣고 대전 숙소를 떠났다.
먼저 목적지를 육지의 끝인 해남과 진도를 잇는 진도대교 초입의 해남쪽 "우수영 국민관광지"로 설정하고 내비게이션이 가르키는대로 고속도로를 부지런히 달려 목포 인터체인지를 나온 후 목포 시가지를 바닷가쪽으로 크게 돌며 영산강 입구를 가로지르는 목포대교를 건너는데 목포의 상징이라고 할만한 유달산이 빤히 내려다 보이고 있었으며 목포대교를 건넌 후에는 영산강 하구에 있는 여러섬들을 연결하며 목포신항을 크게 건설하고 있는 지역을 지나는데 과거 2012년도 와이프와 홍도, 흑산도를 여행하면서 와 보았던 기억과는 판이하여 서해안 시대를 맞이하여 목포도 크게 발전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후에는 영암 방조제와 금호 방조제를 지나고 광할한 간척지를 비롯한 비옥한 농토들로 이루어진 화원반도 지역을 지나 오전 9시가 조금넘은 시각 의외로 한적한 우수영 국민관광지의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린시절부터 수없이 많이 들어온 이순신 장군의 명량(鳴梁)대첩의 현장이자 수년전 이 명량대첩을 소재로 한 최민식 주연의 영화를 보면서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일 만 아니라 난생 처음 밟는 지역이기에 약간의 설레임을 가지고 대첩비와 전시관 그리고 전망대등을 둘러보았는데 많은 사실들이 이미 알고 있는것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감명이 가슴을 울리는 것은 혹독한 국난의 시기에 엄청난 내외부의 어려움속에서도 오직 한가지 조국을 구한다는 구국의 일념으로 혼신의 힘을 다했던 성웅의 마음 때문이리라 생각되었다.
또한 조류의 흐름이 높은 전망대에서 보니 최고의 경우 시속 11노트가 넘는다는 말이 실감될 정도로 육안으로도 빠르게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한가지 아쉬운 것은 해협 건너편 진도쪽 언덕위에도 진도군에서 조성한 거대한 전망타워와 여러 시설물들이 보이는 바 지방자치 이후로 국민들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에 조금 더 신경쓰고 실용적으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느꼈다.
우수영 일대를 한바퀴 둘러본 후에는 부근의 대중적인 기사 식당에서 늦은 아침을 하고 두번째 목적지인 섬의 남쪽 해안가에 위치한 여귀산(女貴山) 산록의 "국립 남도국악원"을 향하였다.
차량은 타원형으로 생긴 진도섬의 중앙을 관통하며 진도읍을 지나 남서쪽으로 진행하여 오전 11시경 국립남도국악원 아래에 현재는 조성중이라 황량한 느낌의 "아리랑 마을" 주차장에 도착한 후 배낭을 챙겨 남도국악원을 통과하여 빤히 올려다 보이는 여귀산을 향하여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하였는데 이곳은 남도의 진도에서도 가장 남쪽이라 주변은 완연히 봄으로 진달래와 온갖 야생화 그리고 푸른 싹들이 이미 상당히 올라와 있었다.
역시나 아무도 없는 산행길을 홀로 즐기며 불당골재를 거쳐 여귀산 정상을 올라 오늘 오후에 계획하고 있는 동석산과 내일로 계획하고 있는 "접도 웰빙길"의 접도도 지척에 빤히 내려다 보이는 등 대단한 조망을 즐긴 후 시계방향으로 밀매실재를 지나 돌탑으로 이루어진 탑립마을쪽의 대로변으로 하산 후 다시 곧 터질듯한 꽃망울들로 인하여 분홍빛이 선명한 벛나무 가로수 길을 따라 국악원으로 돌아오니 두시간이 지난 오후 1시 경이 되었다.
부근의 데크 계단에서 따뜻한 봄바람을 벗삼아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다음 목적지인 암릉으로 유명한 섬의 가장 남서쪽 모서리에 위치한 동석산을 향하는 해안길을 따라 가면서 가는 길목에 있는 삼별초의 군사 수장이었던 배중손 장군의 사당과 옛성인 진도 남도진성 그리고 한국 현대 정치사회사에서 중요한 한획을 그은 세월호 침몰사고의 가장 가까운 현장이었던 팽목항을 거쳐 가게 되었는데 이제는 팽목항에도 등대에 걸린 노란리본과 컨테이너 분향소의 흔적만이 쓸슬하게 서있어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주는 듯 하였는데 부디 억울한 희생을 당한 젊은 영혼들이 편히 안식을 누리기를 간절히 바래었다.
오후 두시가 조금 넘어 동석산 산행의 들머리인 하심동 마을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해발이 불과 219미터에 불과함에도 소문대로 암릉이 대단하였고 더구나 이 자연을 혼자 오롯이 독차지?하며 유유자적 걷는 맛은 그만이었다.
주변의 조망이 너무나 훌륭하여 감탄을 연발하며 계속 나아가 오후 5시경 가학재라는 안부에 도착하였는데 이 능선을 계속 따라 가기에는 차량의 회수 문제와 더불어 진도읍에서 멀지않은 진도의 진산인 첨찰산 아래에 위치한 오늘밤 나의 쉼터이자 6성급? 호텔인 "운림 삼별초공원 오토캠핑장"까지 가서 텐트를 설치해야 하는 문제도 있는 데다가 다행히도 동석산의 가장 멋있는 구간은 이미 지났기에 이쯤에서 좌측 해안가의 가학리 마을로 하산하였다.
마을의 도로가에서 차량을 주차해둔 곳까지 차편을 검색해보는데 때마침 운좋게도 분명히 배차간격이 짧지 않으리라 생각되는 정겨운 모양의 진도 대중교통 버스가 오는 행운도 있어 다행히 어두워 지기전에 캠핑장에서 텐트 피칭을 할 수 있었고 또한 찬물이지만 약간은 무리하여 샤워도 하고 저녁 식사 후에는 일기예보상 내일 새벽에 비 예보가 있어 비와 바람에 대하여 단단히 준비 후 긴 하루를 음미하며 편히 잠들 수 있었다.
해남의 우수영 국민관광지에서
국립 남도국악원을 중심으로 여귀산 산행 한바퀴 그리고 아리랑 마을의 엄청나게 큰 북 조형물
여귀산 산행에서 만난 봄꽃들
배중손 장군 사당에서
아쉽게도 수리중인 남도진성에서
슬픔과 분노 그리고 회한의 팽목항에서
하심동 마을에서 가학리 마을까지의 동석산 산행과 저녁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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