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인도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기

2.고묵크을 거쳐 타포반까지 트레킹을 하고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2. 5. 16. 06:18

2007.10.7(일)

밤새도록 계곡을 흘러 내리는 우렁찬 물소리에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아침 일찍 일어나  숙소 옆의 식당에서 탈리(인도식 정식)로 아침을 먹고 있자니 어제 약속한 포터가 찾아와 반갑게 인사하고 긴장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오늘의 목적지인 12킬로미터 거리의 해발 약 3800미터에 위치한 보즈바싸(Bothbasa)를 향해 출발 하게 되었다.

강고트리 트레킹은 강고트리 빙하를 따라 올라갔다 돌아오는 것으로 일반 트레커는 갠지스의 발원지인 고묵(Gomuck)을 지나 쉬브링(Shvling,쉬바신의 링감를 상징하는 6,000미터대의 힌두교의 성산)  베이스 캠프부근의 타포반(Taphoban,이곳까지 사두들의 수행처인 움막집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 숙식도 가능함)까지가 한계이며 많은 돈을 들여 전문적인 가이드와 팀을 이룬다면 빙하끝까지 가서 다시 설산군을 넘어 동쪽으로 바드리나트 쪽으로 나아갈수도 있으며 사실인지는 의문이 가지만 후에 바드리나트에서 이런 루트로 강고트리에서 넘어왔다는 러시아의  젊은 산악인들을 만날 수도 있었다.

또한 이 계곡에는 수다르산 파르밧, 쉬브링, 바기라티, 메루, 만다, 탈레이 사가르등의 힌두 신화와 연관된 6천미터급의 아름다운 설산들이 산재해 있어 많은 한국 산악인들도 찾아오는데 그중에서도 수년전에 탈레이 사가르에서 일어난 3명의 유명 한국 산악인들의 조난사는 매우 가슴 아픈 일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계곡을 따라 길게 형성된 강고트리 마을을 지나 사원의 윗쪽으로 난 트레킹로에 접어들어 조금 가자니 갑자기 두사람이 나타나 100루피를 요구하기에 무슨 돈인지 물어보니 포터를 고용하는 커미션이라 하는데 조금 이상했지만 첫 날부터 다툴 수도 없고 하여 영수증을 받고 돈을 지불하는 선에서 넓게 이해하고 말았다.

전체적으로 잘 관리된 트레킹로를 따라 좌우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조금가니 다시 강고트리 국립공원 매표소가 나와  입장권을 300루피(정확하게 기억 나지 않고 영수증을 찾아보니 없고 하여  기억에 의존함, 특이한 것은 입장권 외에 10루피의 예치금을 주고 비닐 코팅된 명함 크기의 입장권을 새로 받는데 이것을 하산시에  돌려주면 10루피의 예치금을 돌려준다 하는데 본인은 늦게 하산하면서 반환하지 못해 현재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는 3일간 유효하다는것과 고묵이상은 특별 퍼밋없이 가지 말라고 적혀있으나 실질적인 제제는 없었음)에 구입하고 천천히 걸어 4킬미터의 치르바싸(Chirbasa)에서 이른 점심을 하고 좀 쉬다가 다시 8킬로 떨어진 오늘의 숙박지 보즈바싸에 오후4시경에 도착하였다.

이미 해발 3800미터,약간의 호흡 곤란과 경미한 두통이 있었으나 견딜만 하였으며  숙소를 알아보니 많은 순례객들로 인해 그런대로 시설이 괜찮다는 GMVN(가르왈 개발 공사 정도로 번역되는 정부기관)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는 이미 풀이고 네팔리들이 운영하는 돌로 벽을 쌓고 텐트를 둘러친 가장 싼 숙소(식사 불포함 1일 50루피)는 너무 허술하게 보여  사두가 운영하는 아쉬람의 텐트 숙소를 침상 하나에 간단한 식사 포함 200루피에 구할 수 있었다.

저녁 식사후에도 따뜻한 식당 텐트에서 머물다가 8시경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침낭의 부실(정확히 설명 드릴수는 없으나 고생을 해보자고 작정하여 동계용을 새로 구입 하지 않고 사용하던 봄,가을용을 가져갔음,따라서 그 이후 네팔에서도 추위에 엄청 고생하였음)로 인한 추위와  누우면 악화되는 두통으로 인해 힘든 밤이 되고 말았다.

다음날 일어나니 두통은 좀 나아져서 뜨거운 짜이와 짜파티로 간단한 아침 식사 후  서서히 운행하여 6키로 떨어진 고묵(해발 3,900미터,강가의 발원지로 많은 힌두교도들이 이곳의 물을 가장 신성하게 여겨 항아리에 담아 집에 가져감)을 거쳐 강고트리 빙하를 건너고 위험한 급경사의 퇴석지대 언덕을 올라 고묵에서  약4킬로 떨어진 해발 4,463미터의 최종 목적지 타포반에 도착하니 갑자기 날씨가 나빠져 심한 눈이 강풍과 함께 내리고 있었다.

하여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바위틈의 움막에서 수행중인 힌두 수행자(우리의 생각에는 육체의 고통 정도는 이미 극복한 듯한 이들도 겨울 동안에는 산아래 로 내려간다 함)에게서 간단한 식사를 얻어 먹고 음식 값이 아니라 100루피를 기부금으로 낸후 고묵을 거쳐 보즈바싸로 돌아오니 오후 4시경이었다.

원래의 계획은 다시 보즈바싸에서 1박 하는것이고 그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결정을 하게 되고 그 결과로 이후 두고두고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되는데,  그것은 고산 트레킹의 제1원칙인 절대 무리를 해서는 않는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강고트리까지 바로 하산한 것이었다.(총 거리 32키로) 

돌이켜 생각컨데 과거 수 차례의 고산 트레킹 경험이 있음에도 그리고 고산에서는 절대 무리를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결정한 것은 지난 밤 숙식의 열악함에 대한 두려움, 시간에 대한 조바심, 알량한 자신감, 하루 일당만 더 쳐 준다면 충분히 갈 수 있다는 포터의 꼬드김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수 년전부터 가끔씩 위염으로  고생하고 있던 차에  고산에서의 이런 무리는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심한 상복부 통증과 지속적인 구토까지 동반하게 되어 밤 9시경 강고트리에 도착 할 무렵에는 거의 탈진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하여 트레킹로 초입에 도착하여 무조건 처음 보이는 게스트하우스에 숙소를 정하고  식사도 하지 못하고 상비약으로 갖고있던 위장약과 진통제를 복용하고 침대에 웅크리고 누울수 밖에 없었다.

 

 

 

 

강고트리 계곡의 초입

 

 

고묵을 지나 강고트리 빙하 위에 우뚝 솟아 있는 바기라티 1.2.3봉

 

바기라티와 우측의 쉬브링

 

 

 

인도인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강가(갠지스강)의 발원지인 강고트리 빙하의 하단,이곳을 고묵이라 부름,그리고 빙하가 수십년만에 18키로나 후퇴하였다니 지구 온난화의 정도를 실감 할 수 있음.

 

 

 

하늘로 치솟은 쉬바의 링감을 상징하는 쉬브링과 순식간에 날씨가 변하여 눈이 나리는 타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