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5.22(목) 흐리고 종일 짙은 운무
시간은 참으로 빨리 지나가 지난번 서해랑길을 걸은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고 마음은 조급한데 서울에서 남도땅 먼 길을 오고 가는 일 또한 만만치 않은 가운데 다행히 이번 주 후반에 사 일간의 시간을 낼 수 있어 숙소로 해남의 흑석산 자연휴양림 야영장을 운 좋게 예약하고 차량 회수와 들날머리를 들고나는 대중교통 등등을 고려하여 긴 하루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한숨만 자고 새벽 1시경 일어나 준비해 둔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경부, 천안논산, 당진영덕, 서천공주, 서해안 고속도로를 차례롤 통과하고 해무로 가득한 목포대교와 영암 방조제를 건너 아침 6시가 채 못된 시각 지난번에 마무리한 지점인 13코스 중간의 우수영 마을에 도착하여 문내면 사무소에 차량을 주차 후 바로 13코스를 출발하였다.
서서히 부지런한 사람들이 아침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우수영 마을 안의 시장길을 통과하여 짙은 해무가 깔려있는
과거 우수영 성채와 그 정상부에 새로 만든 망해루란 정자가 서있는 망해산이란 이름의 나지막한 야산을 넘은 후 남서쪽 해안가의 서외 마을을 지나 짙은 찔레꽃 향기 속에 계속 해무가 가득한 해안을 따라 길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7시 반경 "해남 복 터진 마을"이란 특이한 이름을 가진 마을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듯한 관광농원 풍의 복합시설 구역을 지나는데 비싼 시설 투자에 비하여 너무 썰렁하고 배고파 보이는 개 두 마리만 어슬렁대고 있어 가지고 있던 빵도 개들과 같이 나누며 잠시 앉아 쉬었다.
이후 임하도 입구를 지나고 작은 언덕을 넘어 예락리란 아름다운 이름의 마을을 지난 후 방조제와 거대한 간척지를 지나는데 아마 시료용으로 쓰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보리들을 벌써 수확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 간척지 끝의 작은 둔덕 아래에는 13코스의 종점인 학상 마을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도착한 시간은 9시 반경이 되었다.
잠깐 휴식 후 14코스를 이어나가 아직도 해무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지금까지와 대동소이한 트레일을 따라 약 한 시간 진행하니 해남군에서 대대적으로 멋지게 조성해 놓은 거대한 규모의 "오시아노 관광단지"가 나타나고 그중에서도 큰 규모의 캠핑장이 보여 그곳 바닷가 해송 숲 사이에서 준비해 간 컵라면과 간식으로 브런치 비슷하게 요기를 하고 인스턴트 커피도 한잔하면서 한참을 휴식하였다.
그리고 다시 길을 나서 한적한 관광단지를 통과하여 마지막으로 골프장을 지난 후 내륙으로 작은 산굽이를 돌며
작은 마을들을 통과하여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14코스의 종점인 당포 마을에 당도하였다.
사실 어젯밤에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장거리 운전을 한데 더하여 벌써 약 30여 킬로의 걷기로 약간 피곤함이 있으나 어차피 이곳에서는 우수영 마을까지 대중교통 연결이 지극히 어렵고 또한 아직 시간이 넉넉하니 목포와 해남을 잇는 농어촌 버스 노선과 연결되는 저상 마을까지 약 칠 킬로의 거리를 추가로 걷기로 결정하고 다시 15코스를 이어 나갔다.
위험한 차량 도로를 가능하면 피하도록 설정된 트레일을 따라 도로와 작은 마을들을 몇 개 지나 오후 3시 50분경 저상 마을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운이 좋게도 불과 수분 뒤에 오후 3:20분 목포종합버스터미널 출발의 해남 농어촌 버스를 탈 수 있었다.
2023.12.1 기준
그리고 오후 4시 15분경 우수영 마을에 도착하고 이어서 차량을 회수하여 근처의 우수영 하나로 마트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 후 해남의 크기를 말해 주듯 약 40여 킬로나 떨어진 "흑석산 자연휴양림 야영장"으로 가서 약간의 이슬비가 내리려고 하는 가운데 서둘러 앞으로 사흘 동안 머물 나만의 오성급 숙소를 구축하였다.
사실 이곳은 처음이지만 전체적으로 단 6개의 데크 사이트만 있어 조용하고 널찍할 뿐만 아니라 그늘도 좋고 부대시설들도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여 뜨거운 샤워로 피곤한 몸을 달랜 후 비록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반주를 곁들여 꿀맛 같은 저녁을 하고 소쩍새의 구슬픈 울음소리를 자장가 삼아 일찍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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