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영동 마니산(해발 640 미터)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6. 16. 10:19

2021.6.13(일)맑고 더움

한적한 자연속에서 비교적 잘자고 눈이 떠져 시간을 보니 7시 정도 되었는데 벌써 하지가 가까워 오니 해가 길어져 어제 밤에 들어온 부근의 중년 부부 팀은 벌써 일어나 식사 준비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도 어떡할까 망설이다가 이곳에 종일 있는 것도 지루할 것 같아 대전으로 가는 도중에 이름도 특이하고 우람하게 솟은 바위 능선이 멋있어 보여 한번 가보고 싶었던 금강변의 마니산이란 곳을 가기로 하고 일단 일어나 간단히 세수하고 따뜻한 커피 한잔을 하고 난 후 라면과 햇반 그리고 밑반찬으로 간단히 아침을 하고 텐트를 철수하고 9시가 조금 못된 시각 야영장을 나섰다.

그리고 휴양림 입구의 조동리 마을과 오래전에 폐교된 용화 초등학교 조동분교에서는 아이들이 어릴때인 거의 삽십여년전 어느 늦가을날 이곳을 방문하였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 후 국도와 지방도를 따라 한번도 가보지 못하였던 곳을 거치며 여름이라 아름다움이 더해지는 금강변을 따라 산행의 들날머리인 영동군 양산면 죽산리의 등산객들을 위한 주차장에 도착하니 10 시 정도가 되었는데 의외로 일요일임에도 우리 뿐이었다.

 

이제는 영동군 수련원으로 쓰이는 조동분교에서 

 

멋진 금강변의 모습

 

사실 6백 미터대의 산이라 큰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하고 출발하였으나 이곳 죽산리 마을에는 민가가 거의 없고 큰 규모의 종교단체 연수원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곳곳에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있을 뿐만 아니라 입구에는 비록 목줄에 묶여 있었지만 사나운 큰 개가 끊임없이 낮선 방문객을 향하여 짖어대고 물어볼 만한 사람도 보이지 않아 들머리를 찾는데 약간의 애를 먹었다.

또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찾지 않는지 시그널은 곳곳에 붙어 있으나 초입은 무성한 풀들과 나무로 덮혀있고 급경사라 초반부터 땀이 나는 상황을 겪고 11시경 바위로 이루어진 능선에 올라서자 시야가 터지며 바람도 불어와 살만하게 되었고 이어서는 나름대로 멋진 암릉과 소나무로 이루어진 트레일을 따라 간간히 보이는 천대장마 능선과 금강 줄기를 조망하며 정상을 향하였는데 산객들은 한사람도 조우할 수 없었고 이는 하산을 완료할 때 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정상에 도착하여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 샷을 남긴 후 시계방향으로 하산길을 이어갔는데 예상대로 계곡 하산로의 끝 부분에서 다시 종교단체의 연수원에 가로막히게 되었고 혹시나 곤란한 상황을 만들기 싫어 램블러 앱에서 선답자의 트립을 참조하여 길아닌 길을 헤쳐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2시 경이 되었는데 트레일 문제만 해결되면 나름 훌륭한 일일 등산코스로 손색없는 곳이라 생각되었다.

주차장의 그늘에서 한참을 쉬면서 땀을 식힌 후 금강변을 드라이브하며 옥천까지 그리고 고속도로에 올라 대전을 향하였고 대전에 도착 후에는 나름 온라인 검색을 통하여 시원한 물회집을 찾았으나 결과적으로 약간은 실망스런 상황이 되었고 이 후 와이프를 대전역까지 데려다 주고 1박2일의 나름 알차면서도 약간은 기분좋은 피곤함을 느끼며 숙소에서 샤워 후 꿈같은 휴식을 취하였다.

 

마니산 한바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