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계족산 임도길에서.....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5. 20. 14:12

2021.5.19(수)맑고 따뜻

오늘은 2500 여년전 먼 인도 대륙에서 태어나 전 세계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깨달은 자 부처님을 기리는 날이나 코로나-19 라는 신종 미생물의 습격으로 전 인류가 전전긍긍하고 있는 우울한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날씨는 이런 세상사에 무심하게 계절의 여왕 5월 이라는 말을 증명하 듯 아주 좋은 날씨를 보여 주고 있으나 나는 어제의 야간 근무로 인하여 파김치가 되어 정오경 숙소로 퇴근하여 침대에 퍼져 누워 잠을 청하였다.

그리고 한 숨 자고 나서 체력을 약간 회복 후 서울에서 위문차 온 와이프와 같이 오후 5시가 넘은 시각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계족산 자락의 동쪽 대청호반이 내려다 보이는 임도길을 약 2시간 동안 산책하였는데 임도길 주변의 숲들은 이미 봄을 넘어 盛夏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숲사이로 난 이리저리 굽이치는 길의 모습에서는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이란 시가 떠오르며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느낌도 받았는데 이제 나도 큰 나이는 아니지만 육십대 중반을 넘어가며 나도 모르게 자꾸만 지난 날을 되돌아 보며 회한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아 약간은 걱정이 되기도 하는 상황이나 잘 극복해 나가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 후 숙소 부근의 그래도 비교적 활기차 보이는 대학가 중국집에서 오랜만에 탕수육과 짜장면으로 약간은 늦은 저녁을 하고 요즘 딸아이들 문제로 바쁜 와이프를 대전역까지 배웅한 후 숙소로 돌아왔다.

 

로버트 프로스트 (Robert Frost) -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노란단풍 숲속으로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안타까워

길이 굽어진 시야 끝까지

오랫동안 서서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갔습니다.

그 길은 풀이 무성하고 사람이 걸은 흔적이 적어

더 나은 길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길을 걸으므로 해서 그 길도 같은 길이 되겠지만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고

낙엽 위로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아, 나는 한쪽 길은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습니다!

길이란 이어져 있어 계속 가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우며 이야기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로인해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계족산 동쪽 자락의 임도길과 그곳에서 바라보이는 대청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