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4년
문경 수리봉과 성주봉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4. 11. 2. 17:18
2024.10.26(토) 약간의 구름 오락가락
어제의 약간은 무리하였던 주흘산 산행과 저녁 반주로 인하여 정신없이 잘 자고 눈을 뜨니 벌써 8시가 되었는데 날씨는 역시나 나쁘지 않고 단풍은 하루가 다르게 짙어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처음 예약시 주말인 토요일은 이미 만원이라 예약이 불가하여 오늘은 이곳을 떠나야 하기에 비록 인스턴트식품이지만 오뚜기 우거지 갈비탕으로 든든하게 아침을 한 후 10시경 이곳에서 멀지 않은 문경읍 당포리에 위치한 오늘의 산행지인 성주봉 아래의 공영 주차장을 향하였다.
그리고 내비게이션에 의존하여 10시 반경 문경읍을 통과하는 순간 길 좌측에 오래전에 한번 방문였던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구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약관의 나이로 이곳 문경의 소학교 교사로 첫 부임하였을 때 삼 년간 하숙하였던 곳을 기념관으로 꾸며놓은 "청운각"이 눈에 뜨이고 무언가 행사 준비가 한창이어서 잠시 주차를 하고 들어가 보니 오늘이 바로 돌아가신 기일이라서 문경시? 주관으로 일종의 추도식을 지낸다고 하였다.
하여 돌이켜 생각해보니 바로 오늘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격동의 한순간이기도 하였던 1979년 10.26 사태가 일어난 지 벌써 45년이 지난날이란 것이 머리를 스쳤는데 참으로 세월이란 것이 망각을 유발하는 것 깉아 쓸쓸하기도 하였고 잠시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말 그대로 영욕으로 점철된 삶을 산 한인간의 애처로운 영혼을 위하여 마음속으로 명복을 빌며 11시부터 시작된다는 추도식을 뒤로하고 길을 떠났다.
약 10여분 뒤 당포리 마을 길가에 잘 조성된 몇대의 차량이 이미 주차되어 있는 "성주봉 공용주차장"(무료)에 도착하고 이어서 북으로 쳐다보이는 멋진 바위 능선으로 이루어진 수리봉과 성주봉 산행을 출발하여 시계방향으로 당포리 마을과 성주사란 작은 사찰을 지난 후 본격적으로 수리봉의 바위 스랩지대를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인지 덩렁거리는 지지 기둥과 그곳에 연결된 낡은 밧줄에 약간은 불안한 마음으로 의지하면서 부지런히 올라 정오경 수리봉에 오르니 어제 올랐던 주흘산을 비롯하여 백두대간상의 하늘재와 포암산등 사방으로의 조망이 대단하여 잠시 간식을 먹으며 휴식하였다.
그리고 길을 이어 군데군데 로프가 설치된 암봉들을 오르내리며 성주봉 쪽으로 나아가는데 데크 계단 공사가 시작되고 있는 지점을 지나 중간의 전망 좋은 지점에서 준비해 간 삶은 계란과 컵라면으로 점심 요기를 하였다.
이후 대동소이한 아기자기한 암릉 구간을 연속적으로 지나 오후 2시 반경 성주봉 정상에 도착하였는데 멀리 진행방향인 동쪽으로 운달산 정상이 뚜렷히 보이며 어서 오라는 듯 유혹하였으나 날씨가 구름도 많아지며 바람도 강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상으로도 늦을 것 같아 아쉽지만 이곳에서 바로 하산하기로 결정하고 부지런히 하산하여 오후 4시경 예상보다 훨씬 좋았던 산행의 기억을 안고 출발지인 주차장으로 하산을 완료하였다.
배낭과 몸을 정비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것과 문경에 하루를 더 머무는 것등 이후의 일정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본 결과 단풍철의 주말이라 일반 숙소는 구하기가 힘들어 오늘은 조금 거리는 있지만 여행삼아 실로 오랜만에 문경 시청 소재지인 점촌으로 가서 하루를 보내고 내일 귀경길에 이화령 휴게소에서 최단거리로 조령산을 올랐다가 집으로 가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일사천리로 점촌 시내로 들어외 오늘 하룻밤을 보내기로 생각한 점촌 중심가에 위치한 "문경 건강랜드"란 이름의 사우나 겸 찜질방 근처의 문경 문화원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 후 "점촌 점빵길"이라는 나름 정겨운 이름의 번화가 거리를 지나 점촌역 앞의 맛집이라는 "청기와 감자탕" 식당에서 소주 한 병을 곁들여 뼈 해장국으로 맛있게 저녁을 하고 사우나 후 찜질방(12,000원)에서 하룻밤을 보내었는데 여러 가지로 나쁘지는 않았고 특히나 문경시에서는 평일 9시부터 18시 이외의 주말을 포함하여 모든 시간대에는 모든 공공기관의 주차장과 노천의 공영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어서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