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둘레길/남파랑길(완주)

남파랑길 2코스와 3코스 일부(약 오분의이 정도),부산역 광장에서 영도대교 입구를 거쳐 송도 해변까지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2. 5. 23. 17:11

2022.4.21(목) 잔뜩 흐리다가 낮부터 종일 비 내림

숙소의 환경이 좋아서 비교적 잘 자고 일어나 커피 한잔을 하고 오늘의 출발점인 부산역 광장으로 내려가니 오전 8 시경이고 이어서 부산항 연안길을 따라 영도 쪽으로 걷다가 어느 순간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허름한 외관의 자그마한 식당이 보여 들어가니 이곳 부산에서 간단한 식사로 많이 먹는다는 시락국이 있어 일금 삼천 원이라는 약간은 어이없기도 한 착한 가격에 간단히 한 그릇 하고 부산대교를 건너 영도에 진입하였다.

그리고 영도의 중심부에 우뚝 자리하고 아직도 겹벚꽃과 영산홍등의 봄꽃들이 만개한 봉래산 기슭으로 난 트레일을 따라 급격히 고도를 높이니 부산항 일대 특히나 지나온 오륙도 쪽 까지도 훤히 내려다 보이는 시원한 광경이나 날씨가 예보와 같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었다.

헌데 주변에 무덤이 많이 보여 지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이곳이 과거 공동묘지였다고 얘기하는데 봉래산이라는 지명과 진시황의 불로초 전설이 뒤엉켜 생각나기도 하였고 또한 과거 영도의 부속섬인 조도에 자리한 한국 해양대학교의 캠퍼스도 운무 속에 보이고 있었는데 문뜩 '70년대 중반 이 학교에 다니던 친구들을 만나러 이곳 부산에 놀러 와 함께 어울려 밤늦게 돌아다니다가 통행금지에 걸려 낭패를 겪던 아련한 기억들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11시경 고신대학교 캠퍼스를 통과하여 영도의 서쪽인 중리 바닷가로 내려오니 기어이 심하지는 않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우의를 입고 잘 조성해 놓은 바닷가 데크 산책로를 따라 건너편의 송도 쪽을 바라보며 영도대교를 향하였다.

비록 비가 오는 날씨에 더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곳 영도의 명소라는 "흰여울 문화마을"이란 아름다운 절벽 마을 아래의 절영 해안 산책로 부근에는 많은 탐방객들이 보였고 이곳을 지난 후 영도와 송도를 잇는 남항대교 아래를 통과하여 우리네 어머니들의 삶의 애환이 곳곳에 스며있는 수리 조선소들의 밀집 지역인 일명 깽깽이 마을을 통과하면서는 편의점에서 뜨끈한 컵라면과 떡으로 비 맞은 몸을 달래기도 하였다.

그리고 현인 선생의 굳세어라 금순아 노래비를 지나 영도대교를 건너 2코스의 종점에 도착하니 오후 2시 반경이 되었고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으나 이미 오늘의 숙소를 송도 해변에 예약해 두었기에 계속하여 3코스를 따라 부산의 중심가를 지나 용두산 공원을 향하였다.

부산역 광장에서 출발하여 영도를 돌아나오는 남파랑길 2코스의 다양한 모습들

비 내리는 용두산 공원을 한 바퀴 들러본 후 국제시장과 부산 국제영화제 광장을 지나 이제는 현대화된 자갈치 시장을 거친 후 작은 수산물 가게들과 식당들로 가득한 충무동 해안시장을 따라 송도 쪽을 향하였다.

그리고 오후 6시 반경 비가 서서히 그쳐 가는 우리나라 제1호 공설 해수욕장이라는 송도해변에 도착하였는데 주변에 솟은 마천루들과 해상 케이블카등이 과거 오래전에 한두 번 왔었던 기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다시 한번 제행무상의 진리를 생각하게 하였다.

이후 바로 해변에 위치한 전국적인 체인의 브라운 도트 호텔?(미니 사이즈 방, 앱 할인가 이만 오천 원, 훌륭함)에 투숙 후 저녁엔 해변가의 대구탕 집에서 해변을 바라보며 반주를 곁들여 저녁을 하고 숙소에서 나름 비 오는 상황에서 힘들었던 하루를 돌아보며 잠을 청하였다.

영도대교 입구에서 부산 중심가를 거쳐 송도 해변에 이르는 3코스의 일부 구간
ㅓ녁
비맞으며 하루 종일 걷고 난 뒤의 꿀맛같은 저녁 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