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둘레길/해파랑길(완주)
해파랑길 38 코스와 37 코스 일부 , 역방향으로 (강릉 남항진의 솔바람다리에서 강동 초등학교까지)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2. 3. 27. 19:35
2022.3.7(월) 맑고 비교적 포근하나 여전히 강한 바람
역시나 그렇게 잘 자지 못하고 이른 시간인 6시경 일어나 뉴스를 확인하니 어제 보았던 성산면 쪽의 산불은 완전 진화가 되었으나 옥계면에서 방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동해시의 묵호 쪽으로 번지고 있고 또한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이다.
하지만 아직 산불 지역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고 어차피 오늘 하루는 시간을 내었으니 애써 불편한 마음을 누르고 내심 오늘은 트레커들에게 크게 인기가 없는 해변을 벗어나 내륙쪽으로 도는 38코스와 37코스를 한꺼번에 걷기 위하여 서둘러 준비를 한 후 숙소를 나와 부근의 해장국 집에서 간단히 아침을 한 후 남항진 해변의 솔바람다리를 향하였다.
그리고 8시가 채 못된 시각 38 코스의 종점에서 시점인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의 오독떼기 전수관을 향하여 역으로 시작한 발걸음은 처음부터 부근의 제18 전투비행단에서 조류들을 쫓기 위하여 터트리는 폭음 소리와 산불진화를 위하여 날아다니는 헬기의 굉음 그리고 멀리 남쪽 옥계면 상공을 뒤덮은 연무로 인하여 어수선하기만 하였다.
하지만 모든 세상사가 항상 희로애락의 상황들이 같은 시공간에 공존할 수 밖에 상황이라고 위안하며 꾸준히 발걸음을 옮겨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과거 철로를 따라 만든 트레일의 터널을 지나고 남대천을 건너 강릉 시가지 중심지의 중앙시장 일대로 다시 들어오게 되었다.
그런데 이 지역은 어제 저녁에 많은 시간을 보내었기에 조금 코스를 축소하여 제방을 따라 걷다가 다시 남대천을 건너 매화가 개화하기 시작한 단오공원을 지나 교외로 나간 후 모산봉과 장현저수지 그리고 구정면 소재지를 지나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각 38코스의 시점인 이 지방의 민요인 오독떼기를 전수하는 전수관을 향하려니 서서히 주위에 연무가 끼이기 시작하며 매캐한 냄새도 나기 시작하였다.
하여 의아해 하고 있으려니 강릉시에서 안전재난문자가 오는데 사연인즉 갑자기 풍향이 남풍으로 바뀌며 옥계면의 산불에서 발생한 연무가 북쪽인 강릉시 쪽으로 몰려오니 주의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연무가 심하지 않아 계속 진행하여 38코스를 끝내고 이어서 한때는 엄청난 규모의 사찰이었던 것으로 생각되는 굴산사지의 폐허를 지난 후 봄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들판과 야산 능선길을 통과하여 오후 4시경 37코스의 약 사분의 삼 지점인 강동초등학교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4시경이 되었고 거리는 약 30여 킬로를 걸었으며 또한 연무가 더 심해지진 않으나 여전하여 마음이 편하지 않아 이쯤에서 이번 일정을 끝내기로 하였다.
마침 부근의 버스 정류장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113번 강릉 시내버스를 타고 중앙시장으로 오니 아침과는 딴판으로 멀리 대관령쪽으로는 연무로 인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시장 안의 어제와 다른 식당에서 어제 처음으로 맛본 장칼국수와 김밥으로 요기를 한 후 다시 운 좋게도 바로 차량을 주차해둔 남항진 행의 228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서 차량을 회수 후 불편한 마음을 애써 떨치고 산불이 더 확산되지 않고 빨리 진화되기를 기원하며 서울을 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