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둘레길/해파랑길(완주)
해파랑길 43. 42 코스, 역방향으로 (양양 수산항 입구에서 죽도정 입구까지)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2. 3. 1. 09:07
2022.2.26(금) 흐리고 강한 바람 그리고 약간의 미세먼지에 저녁 늦게는 비까지
수일 전부터 예보상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고 오후에는 비 예보까지 있었지만 먼길을 왔기에 당연히 그냥 돌아설 수는 없어 7시 넘어 비교적 느지막이 일어나 미역국을 주메뉴로 아침을 하고 오늘의 출발지인 43 코스의 종점인 수산항 입구 문화마을에 당도하여 부근에 주차 후 시간을 확인하니 9시 반경이었다.
이어서 해파랑길을 나타내는 다양한 시그날을 따라 상당한 숫자의 요트들이 정박되어 부러움을 자아내는 수산항을 거친 후 다시 도로로 나와 작은 언덕을 넘어서니 엄청나게 큰 동호해변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어 감탄을 자아내었으나 좌측 해변을 따라 설치된 경계 철조망은 우리의 슬픈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아 우울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말 그대로 철지난 바닷가의 쓸쓸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해변을 따라 43 코스를 남쪽 역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다가 다시 도로로 나가 여운포리라는 아름다운 벽화가 그려진 이름도 예쁜 마을을 지난 후 또다시 해변으로 나가니 이곳이 바로 동해안의 유명 해변 중의 하나인 하조대 해변이다.
헌데 동호 해변 끝부분에서 여운포리에 이르는 트레일이 현재 확장 공사중인 도로를 따라 가는데 갓길도 전혀 없고 엄청나게 많은 차량들이 달리고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바 조만간에 개선이 되기를 기대해 보았다.
이후 상당한 나들이 객들이 보이는 해변길을 따라 가다가 43코스의 시점이자 42 코스의 종점을 표시하는 해파랑길 안내판과 스탬프가 놓여있는 지점을 지나 42 코스에 들어선 후 이곳의 최대 관람 포인트인 하조대(河趙臺)와 등대가 있는 아름다운 해안 절벽 지대를 한 바퀴 돌아 다시 현북면 소재지인 하광정 마을로 나왔다.
그리고 마을의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여러가지 간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한 후 7번 국도에 들어서 한편으로는 서서히 나빠지는 날씨를 우려하며 길을 재촉하여 기사문항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바닷가 마을을 지나고 난 뒤 고등학교 시절 설악산 수학여행을 가면서 처음 들린 이래로 여러 차례 들렸던 38선이 지나는 38선 휴게소를 지나면서는 또다시 분단의 현실이 생각나 가슴에 아려왔다.
38도선을 지난 후에 7번 국도 옆으로 나있는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사이로 이어지는 트레일은 다시 해변으로 연결되고 해송 방풍림이 멋들어진 북분리 해변과 동산 해변을 지난 후 오늘의 종착점인 죽도정 입구에 도착하여 거리와 시간을 확인하니 약 20여 키로에 6시간이 지난 오후 3시 반경이었는데 2박 3일 동안 4개 코스의 해파랑길 걷기를 무사히 끝낼 수 있어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은 바 대중교통을 확인하니 시간이 맞지 않은데 더해 날씨도 강풍이 불고 비가 오려고 하는 등 좋지 않고 또한 서울가는 길이 의외로 정체가 별로 없어 바로 양양 콜택시(033-671-0000)를 불러 수산항 입구로 간 후(요금은 24100원) 차량을 회수하여 일사천리로 양양 IC에서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최근의 겨울 가뭄을 달래주는 고마운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