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완주(完州) 대둔산(大芚山, 해발878? 미터)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8. 20. 15:52
2021.8.19(목) 잔뜩 흐림
사실 오늘은 지난 주말 광복절 연휴 중 16일(월)에 근무했기에 발생하는 대체 휴일이어서 원래는 서울 집을 다녀올까 생각했었으나 다음 주에 대전을 떠나기로 예정되어 있다고 어제 저녁에 직장동료 한명이 기어이 술 한잔을 하자고 하여 간단히 하려다가 숙소로 까지 자리가 길어지게 되어 아침에 일어나니 약간의 설사도 있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종일 숙소에서 뒹굴기에는 무엇하여 잔뜩 찌푸린 좋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간단히 준비하여 최근 수년간 대전에 머물면서 충남의 논산과 금산쪽을 통하여서는 몇 차례 올랐던 이지역의 명산인 대둔산을 전북 완주쪽에서 오르기로 하고 숙소를 나섰는데 이 코스로는 30여년 전 쯤에 지금을 세상을 떠나신 아버님과 한번 찾았던 기억이 뚜렷하여 감회가 새로웠다.
숙소에서 불과 4십 수 키로의 거리 밖에 안되는 산행의 들날머리인 주차장을 향는 길에 우리민족의 큰 상처중의 하나인 임진왜란시 파죽지세로 밀리는 상황에서 첫 육상전의 승리처 이자 충남과 전북의 도계이기도 한 이치(梨峙,배티) 아래에 위치한 대첩지를 거쳐 대둔산의 암릉 조망이 대단한 이치(배꽃고개)를 넘어 주차장에 도착한 후 준비를 하여 발걸음을 떼며 시간을 확인 하니 9시 40 분 경이 되었다.
이 후 평일이고 날씨도 좋지 않아 한적한 가운데 이런저런 상념들과 함께 끝없이 이어지는 돌 계단을 따라 이곳 완주 대둔산 등산의 백미인 아찔한 고도감과 경사도의 "금강 구름다리"와 "삼선계단" 그리고 눈앞에 펼쳐지는 화려한 암릉들의 자태를 만끽하며 정상인 마천대에 올랐는데 정상까지의 트레일 중간에 위치한 두 군데의 휴게소는 모두 문을 닫고 있었으나 가게 안에 줄줄이 걸려있는 찌그러진 막걸리 주전자들은 무엇이라고 딱히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좋지 않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마천대에서 지난 주에 올랐던 지척의 천등산을 비롯하여 사방으로 장쾌한 조망을 즐긴 후 천천히 칠성봉 능선을 경유하여 용문골로 들어서고 이 후 용문굴과 칠성봉 전망대를 거치며 하산하여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약 4 시간이 걸린 셈이 되었고 이 후 나름 흡족한 마음을 안고 대전으로 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