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보은(報恩) 구병산(九屛山, 해발 876미터)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8. 12. 16:06

2021.8.11(수) 맑고 아직도 폭염

지난 주말에 입추도 지나고 어제 말복도 지났을 뿐만 일기 예보도 이번 주부터 더위의 기세가 한풀 꺽일거라고 하는데도 이곳 대전 지역은 아직도 폭염이 계속되는 듯하나 다만 습도가 조금 떨어지고 바람이 조금씩 이지만 불어와 견디기는 약간 수월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약 2주 뒤인 8월 하순에 이곳 대전 생활을 정리키로 하였기에 마음이 약간은 어수선한 가운데 어제 야간 근무로 인하여 생긴 오늘 오후의 반차를 이용하여 지금까지 여러차례 지나쳤지만 늘 미루다가 가보지 못하였던 보은의 구병산을 오르기로 하고 이른 아침 일찍 서둘러 일들을 정리하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직장을 나와 약 60여 키로 거리를 달려 등산의 들날머리인 구병리 마을 입구의  주차장에 도착하니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각이다.

온라인 상에서 이곳 구병리 마을의 주차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여 마을에 들어서기 전에 위치한 도로변의 주차장에 도착하니 햇살의 뜨겁기가 대단하고 또한 오늘이 평일 이라서 차량으로 마을 안쪽의 등산로 입구까지 가볼까 생각하다가 어차피 운동하러 온 상황이고 시간도 넉넉할 뿐만 아니라 기껏 해봐야 왕복 2 키로도 되지 않는 거리에 무리하여 괜히 마을 주민들과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키는 것도 싫어 이곳에 주차하고 포장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하였다.

약 2백 미터 정도 진행하여 마을 입구의 솔밭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주차에 관한 여러 경고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고 계속하여 마을을 관통하는 오르막 도로를 따라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거리는 주차장으로 부터 약 800 미터 정도 였는데 이곳의 몇군데 주차 가능한 곳에는 이미 부지런한 산객들의???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이 후 이정표상에 적힌 1코스로 올라 2코스로 하산하는 시계 반대방향의 환상으로 진행키로 하고 마을길을 벗어나 산길로 접어 들었는데 아무래도 구병리 마을 자체가 이미 해발이 상당하여 남쪽의 적암리 코스 보다는 거리가 짧은 것 같았다.

이 후 주능선상에 도착하기 까지 약 1 시간 동안의 오르막 트레일은 짙은 숲으로 인하여 아무런 조망도 없어 그냥 무심한 가운데 간간히 휴식을 취하며 발걸음을 옮겨 오후 1시 반 경에 주능선에 올라섰는데 램블러 앱에서는 쌀개봉이라는 봉우리에 도착했다고 얘기하지만 부근에서는 정작 아무런 표식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후엔 북으로는 속리산군과 주변의 산들 그리고 남으로는 첩첩이 겹쳐 보이는 나즈막한 산들과 그 사이의 넓은 벌판들을 조망하면서 동쪽으로 바위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하는데 예상보다 많은 십여명의 산객들을 조우할 수 있었으며 정상 바로 아래에서는 우리나라 3대 풍혈중??의 하나라는 풍혈지대를 만났지만 시원한 바람은 전혀 없었다.

풍혈지대를 지나자 마자 바로 정상에 올라서고 예상대로 나름 굉장한  조망을 즐기며 이곳에서 한참을 머문 후 다시 동으로 향하다가 정상 바로 아래의 남쪽 위성기지국 쪽으로 갈라지는 안부 삼거리에서는 시원하고도 상쾌한 바람이 불어와 다시 한참을 쉰 후 다음 봉우리인 백운대에 올랐다.

그리고 백운대에서 암릉을 따라 진행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매어져 있는 밧줄이 끊어진 채로 있어 다시 올라와 우회로를 택하는 착오도 겪으며 제 2 코스로의 하산 지점에 도착하였는데 이곳에서 괜한 호승심에 다음 봉우리인 853 봉을 갔다 오려고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중간에 2코스를 찾아 내려오면서 약간 헤메기도 하였으나 별다른 일 없이 출발한 지 약 4 시간이 지난 오후 4시 경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구봉산 산행을 무사히 마치게 되어 큰 숙제를 하나 해결한 좋은 기분으로 대전을 향하였다.

 

구병리 마을을 들날머리로 시계반대방향으로 구병산 산행.

 

구병산 정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