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순창(淳昌) 용궐산(龍闕山, 해발 646 미터)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8. 10. 22:52

2021.8.8(일)흐리고 무더움

잘 자고 부지런한 주변 사람들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8시 가까이 되어서야 일어나니 날씨는 흐린 가운데 습도가 높아 아침부터 상당히 무덥고 오늘도 체감 더위는 대단할 것 같은 날씨다.

하지만 이정도 더위에 굴할 이유가 없는지라 라면과 햇반으로 아침을 한 후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한번 아침부터 시원한 샤워를 한 후 야영장을 나서 오늘 오르기로 예정한 섬진강 조망과 더불어 최근에 바위 스랩 지대에 설치한 하늘길이란 이름의 데크 잔도길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용궐산이란 특이한 이름을 가진 산의 들날머리인 "용궐산 치유의 숲" 주차장을 향하여 9시경 출발하였다.

그리고 지도를 살펴보니 목적지가 야영장에서 섬진강변 길을 따라 김용택 시인의 집을 지나 가면 아주 가까운 거리로 보이길래 그길을 택하여 가다보니 어느 순간 도로 폭이 좁아지며 섬진강 종주 자전거길이라는 팻말이 뚜렷하게 보이는데 차량의 통과를 막는 장치가 없고 또한 차량 통과 자체에 대하여 가타부타 확실한 안내도 없을 뿐만 아니라 도로 폭도 차량이 통과할 정도는 충분히 되어 보이지만 혹시나 만약의 경우 중간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을 염려하여 마음 편하게 돌아나와 네비를 켜고 목적지를 향하였다.

헌데 섬진강 중류쯤인 이곳 용궐산의 서쪽 지역은 주변의 지형 탓인지 큰 도로에서 벗어나 마지막 약 2 키로 정도의 구간은 좁은 폭에 시멘트 포장으로 거의 임도 수준의 오프로드 길이어서 내룡재라는 고개를 넘어 장군목 유원지라 불리는 섬진강변에 도착하니 거의 10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또한 강변의 우선적으로 일차적인 확장 공사가 이루어진 것 같은 삼거리길에서는 최근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이 특히 주말을 맞아 엄청나게 늘어나서 순창군에서 직원 한명이 나와 차량 안내를 하고 있을 정도로 차량이 몰려들고 있어 어차피 우리는 용궐산을 한 바퀴 돌려고 하는 바 굳이 주차장까지 꼭 가야 할 이유가 없어 부근의 넓직한 공터에 차량을 주차 후 시계반대방향으로 강변길을 따라 주차장을 지나 하늘길 입구를 향하였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엄청난 차량과 사람들이 있어 약간 놀랄 정도였으나 우리도 먼길을 왔으니 괴롭지만 이 더위에도 마스크를 끼고 사람들에 섞여 하늘길이라 불리는 거대한 바위 스랩지대에 지그재그로 데크를 이용하여 만든 일종의 잔도에 들어서 눈아래로 펼쳐지는 섬진강을 조망하며 오르기 시작하였는데  이런 길을 만든 아이디어가 신선해 보였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에 마스크를 벗지 못해 상당한 땀을 흘리며 약 30 여분 간 잔도길을 오른 후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과 정상으로 향하는 길의 갈림길을 만나고 이곳에서 대부분의 탐방객들은  주차장으로 내려가고 우리는 일부 사람들과 같이 암릉과 소나무가 적절히 서있는 아름다운 능선길을 따라 용궐산 정상을 향하였다.

지난밤에 머물렀던 회문산을 비롯한 수많은 산들과 발아래 가마득하게 내려다 보이는 섬진강 조망을 즐기며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12시 반경 정상에 서고 이곳에서 다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뒤돌아 내려가고 우리를 포함하여 극소수의 사람만이 시계반대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한바퀴 도는데 결국은 아침에 차량으로 이곳에 들어올때 넘어왔던 내룡재란 고개로 내려선 후 마침 지나가던 차량이 강변까지 약 1 키로 정도를 태워주는 친절을 베풀어 조금 빨리 내려오게 되었는데 전체적으로는 약 4 시간여가 걸린 셈이었다.

이후에는 부근 강 바닥에서 요강바위라는 기이한 형태의 바위도 구경하고 서울까지 가야하는 와이프 때문에 서둘러 출발을 하는데 이번에는 들어올 때와는 달리 안내 요원이 강변길로 가라고 안내하여 네비를 켜고 가다가 중간쯤에서는 또다른 어떤 사람이 네비와는 달리 딴길을 가리키며 강력히 그길로 가라고 얘기하여 그길을 따르는데 결국은 그길이 자전거길이어서 그렇다면 자전거길을 차량이 가도 된다는 얘기인지 혼란스럽기만 하여 명확한 안내판이라도 세워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에 폭염이 지속되는 무더운 날씨속에서도 다행히 계획하였던 대로 1박 2일의 일정을 무사히 끝내고 대전으로 가는 기분은 흐뭇하였고 또한 아직 전체적으로 공사가 완공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오는 것으로 보아 이곳 용궐산이 앞으로 접근 도로등의 공사가 완공되면 전국적인 명소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으며 한편으로는 조만간에 내가 대전 생활을 정리하게 되었기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대전을 베이스로 한 와이프와의 여행이 아쉽기만 하였다.

오후 4시경 대전에 도착한 후엔 우선 숙소에서 샤워 후 부근의 횟집에서 최근에 나오기 시작한 전어회와 시원한 물회에 삼일 연속 소주까지 곁들여 늦은 점심을 겸한 이른 저녁을 하고 와이프를 배웅한 후 숙소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였다. 

 

섬진강변에서 하늘길을 경유하여 시계반대방향으로 용궐산 한바퀴

 

대전에서 한 이른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