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영동(永同) 민주지산(해발 1,241 미터)과 각호산(해발 1,202 미터)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6. 15. 19:30

2021.6.12(토)맑고 더움

이번 주말을 함께 보내기 위하여 어제 저녁 서울에서 내려온 와이프와 같이 아침 8시경 일어나 우유와 오트밀로 간단히 아침을 한 후 김밥 2인 분을 구입하여 오늘의 행선지인 충북 영동군 용화면 조동리의 민주지산 북서쪽 깊은 산속에 위치한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의 야영장을 향하는데 이곳이 영동군의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어서 인지 내비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의 무주IC에서 나와 무주읍을 통과하는 경로를 가리키고 있었다.

다른 휴양림의 일반적인 야영장과는 달리 데크 크기도 작고 전기 제공과 샤위장도 없고 단지 화장실과 온수가 되지 않는 개수대의 최소의 시설만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의 야영객들에게는 별인기가 없고 따라서 성수기에도 그렇게 붐비지 않고 조용할 뿐만 아니라 예약제가 아니고 선착순인데다가 비용도 아주 싸서(2인 기준으로 데크 사용료 5천원, 주차료 3천원, 입장료 2천원을 합하여 만원) 나 같은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더 좋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10시 반경 휴양림에 도착하고 입구의 매표소에서 체크인 후 최상단에 위치한 야영장으로 올라가니 역시나 야영객은 아무도 없으나 이곳 최상단의 임도에서 시작하는 민주지산 정성까지의 등산로가 거리 약 1.6 킬로 정도로 반대쪽인 동쪽의 물한계곡쪽 보다 짧아 상당한 숫자의 등산객들이 눈에 띄였다.

우리는 등산 후 이곳에서 하루를 유할 예정이라 서두를 것이 없고 또한 지난 주 토요일 기백산과 금원산에서 무리 후 좌측 아킬레스 건에 지속적으로 통증이 있어 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운 데크에 텐트를 피치 후 김밥 몇 조각과 커피를 한잔하며 조금 쉬다가 11시가 넘어서 차량으로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려고 임도길을 따라 출발하였으나 중간에서 승용차로는 어려운 비포장의 험한 길을 만나 차량을 한켠에 주차 후 걷기 시작하였다.

민주지산 정상으로 향하는 큰 안내판이 서있는 임도길의 모퉁이에서 본격적으로 산길에 접어들어 아직도 해발이 높아서인지 산목련 꽃들이 피어있는 짙은 숲길을 꾸준히 따라 올라 주 능선에 가까워 지니 숲 사이로 좌측 멀리 오늘의 두번째 목적지인 각호산 정상이 보이고 있었고 이어서 오후 1시경 주 능선 삼거리에 다다르니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보이고 있어 우리도 서둘러 우측으로 약 3백 미터 거리의 민주지산 정상에서 간단히 인증 샷을 찍은 후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 북으로 장쾌한 능선길을 따라 각호산을 향하는데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민주지산만 올랐다 하산 하는지 트레일은 한산하다 못해 적막하기 까지 하였다.

 

야영장 상부의 임도길에서 민주지산 정상까지 그리고 그곳에서의 조망

 

한적함과 적막감을 즐기며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1998년도 4월에 일어난 비극적인 특전사 요원들의 조난사고 위령비와 그 직후 세워진 임시 대피소를 지나고 이어서 약간은 무더운 날씨임에도 짙은 숲그늘이 트레일에 드리워 있어 그렇게 힘들지 않게 가끔씩 나타나는 조망들을 즐기며 오후 3시경 암봉으로 이루어져 역시나 조망이 훌륭한 각호산에 도착하여 한참동안 휴식을 취하며 360도 파노라마 조망을 즐긴 후 길을 약간은 되돌아 나와 휴양림쪽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주 능선을 따라 각호산까지 그리고 하산길

 

다행히 하산길에서도 아킬레스 건의 통증이 더 심해지지는 않아 하산을 재촉하여 임도길을 거쳐 차량을 회수 후 야영장에 도착하니 오후 4시 정도가 되었는데 친절하게도 휴양림의 직원이 마침 손님이 들지 않은 휴양관의 객실 한곳의 샤워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 샤워를 하고 나니 늘 느끼는 것이지만 아주 작은 일인 샤워 한번에도 행복감이 천국이 따로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 후 저녁에는 바람이 나무들을 지나는소리와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 그리고 여러 새들의 울음소리를 비롯한 자연의 소리를 벗 삼아 반주를 곁들여 호주산 안심을 구워 저녁을 하고 건강한 피로감을 느끼며 잠을 청하였다.

 

저녁 야영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