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居昌) 기백산(해발 1,331 미터)과 금원산(해발 1,353 미터) 등산(2)
2021.6.5(토) 맑고 더우나 가끔은 시원한 바람 그리고 공기질은 괜찮으나 박무
어제 저녁 약간은 과한 640ml 용량의 페트병 소주를 반주로 마신 탓인지 밤 9시가 채 못된 시각에 쉽게 잠에 들었으나 이상하게도 술에 더해 음식도 과식한 탓인지 새벽녁에 복통과 설사를 만나게 되어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약을 먹었 음에도 몇 차례 화장실을 오간다고 잠을 설치게 되어 아침 6시 반경 눈을 뜨니 약간은 피곤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계속 누워있을 수 만은 없는 일인지라 간단히 라면으로 아침을 하고 텐트를 철수한 후 준비를 하여 기백산과 금원산을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기로 하고 8시가 채못된 시각에 야영장을 떠나 램블러 앱을 켜고 임도를 따라 금원산 생태 수목원을 지나 더 서쪽으로 기백산 들머리를 향하였다.
그리고 8시 10분경 임도를 벗어나 본격적인 산길에 들어서 역시나 예상대로 적막강산의 숲으로 우거진 트레일을 따라 기백산 정상을 향하여 지속적으로 고도를 높이는데 군데군데 잠깐씩 숲사이로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는 뜨거운 날씨 임에도 의외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식혀주고 또한 멀리 오늘의 목표인 기백산과 금원산 정상쪽이 거대한 모습을 나타내어 그렇게 좋지 않은 몸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의욕을 북돋우어 주었다.
10시 반경 해발 1300 미터대의 주능선에 올라서고 이어서 지척의 기백산 정상에 도착하니 과거 오래전인 90년대에 이제는 작고하신 아버님과 같이 금원산과 이곳을 올랐던 기억이 새로웠다.
또한 원래 이곳은 사방의 조망이 대단한 바 특히 용추계곡을 사이에 두고 동쪽 건너편의 황석산 거망산과 북으로 덕유산군의 조망이 더욱 뛰어난데 오늘은 미세먼지는 좋음에도 박무현상 인지 원거리는 뿌옇게 보여 상당히 아쉬웠고 다음에 계획하고 있는 황석산과 거망산 연계 산행시는 날씨가 좋기를 바래 보았다.
기백산 정상을 지나 북으로 시원한 숲길과 지루할 틈 없이 나타나는 바위 전망 포인트를 즐기며 능선길을 따라 금원산을 향하는데 중간쯤에서 오늘 처음으로 나홀로 산객을 만나게 되었고 이후 아무래도 주말인지라 몇 사람의 산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금원산 동봉을 지나 12시 50분경 금원산 정상에 도착하여 주변의 숲속에서 가져간 간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동봉을 거쳐 이곳 금원산 계곡의 또 다른 명소인 유안청(儒案廳) 폭포를 향하여 하산을 시작하였는데 정면으로 보이는 현성산과 그너머 위천면 소재지 그리고 주변의 벌판들이 잘 조망되고 있어 크게 지루함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헌데 폭포의 물소리가 들리는 곳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갑자기 모자 위에 끼고 있던 선그래스가 없어짐을 알게 되었고 크게 비싼 것이 아니어서 고민하다가 트레일을 되돌아 약 500 미터 정도를 서둘러 가서 다행히도 길에 떨어져 있던 선그래스를 되찾고 다시 유안청 폭포에 내려와 시원한 폭포수에 발을 담그고 폭포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선그래스를 되찾느라 흘린 땀을 식혔다.
이 후 지척의 야영장으로 돌아오니 오후 3시 반경이 되었는데 결론적으로 오랜만에 8시간 가까이 산행한 셈이 되어 약간의 피로감이 밀려왔으나 그런대로 뿌듯함을 안고 오늘 가야할 길이 멀기에 간단히 씻고 서둘러 차량에 올라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이용한 올 때와는 달리 실로 오랜만에 백두대간상의 신풍령 아래 새로 건설되어 처음 가보는 빼재 터널을 지나 무주를 거쳐 대전으로 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