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任實) 세심(洗心) 자연휴양림
2021.4.24(토) 맑고 따뜻
지난 밤의 지겨운 야간 근무를 끝내고 정오경 서울에서 온 와이프를 만나 일단은 운좋게 예약할 수 있었던 아주 낯설은 곳이자 지리산쪽으로 가는 길목인 전북 임실군 삼계면에 위치한 세심 자연휴양림을 향하였다.
사실 이번 주말의 중요 목적은 지리산 둘레길을 마무리 하는 것인데 어차피 오늘은 시간적으로 무리이니 가는 도중에 처음 가보는 곳인 임실을 한번 들려보고 하루 머문 후 내일 일찍 지리산 쪽으로 가기로 하였고 열심히 운전하여 오후 2시 경 임실 읍내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하여 치즈로 유명한 임실의 명성에 걸맞게 미리 알아둔 "이즈 피자"란 나름 유명하다는 피자집을 찾았다.
그리고 피자와 콜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특히 많은 포장 주문들이 밀려들고 있어 삼십여분 이상을 기다려서야 맛을 볼 수 있었는데 피자를 워낙에 좋아하기에 당연히 맛이 괜찮았고 모양이 사각 형태라 특이하기도 하였다.
점심 후에는 도보로 한적한 시골 읍내의 정겨운 모습들을 보며 이곳 임실군을 한국 치즈의 고향으로 만드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 벨기에 출신의 귀화 한국인 이자 임실 지씨의 시조 이기도 한 고 지정환 신부의 발자취를 따라 임실 성당에서 부터 부근의 성가리란 마을의 야트막한 산기슭에 있는 과거 치즈공장과 협동조합이 있던 자리까지 역사적 사실들을 벽화 형태로 잘 묘사해 놓은 골목길을 따라 왕복하며 그분의 숭고한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되새겨 보았는데 감히 우리같은 범인들은 넘보지 못할 산 같은 느낌이었다.
또한 그곳의 입간판에는 노사연의 노래 "만남"의 가사 일부가 새겨져 있었는데 신부님이 생전에 이 노래를 무척이나 좋아하여 장례 미사때도 이노래를 불러달라고 하였다는 일화도 있었다.
이후에도 한적한 분위기의 읍내를 거닐며 하나로 마트에 들러 돼지고기 목살 조금과 기타 필요한 물품을 사서 임실 읍내에서 멀지 않은 휴양림에 도착하니 오후 4시 반 경이 되었고 아주 작고 아담한 2인용의 통나무 집에 여장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저녁 식사 전에는 휴양림 상류의 계곡을 따라 죽계 저수지라는 큰 농업용 저수지까지 약 삼십분 정도 산책을 하였다.
그리고 늦게 먹은 점심으로 인하여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아 저녁 느지막이 반주를 곁들여 돼지고기 목살 바베큐와 취미로 자그마한 주말 농장을 하는 사돈분이 보낸 여러가지 싱싱한 봄나물로 맛있는 저녁을 하고 내일을 기약하며 소쩍새 울음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