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통영(統營) 여행(1)
2021.1.8(금) 비교적 맑음.
어제의 야간 근무로 인하여 이번 주말에 이틀 반의 시간을 낼 수 있기에 코로나 19의 기승에도 불구하고 와이프와 단둘이 겨울 소백산 등산 등등의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워 보았으나 어제부터 시작되어 오늘이 절정이고 앞으로도 수일간 더 이어진다는 20 년래 최강의 한파와 눈으로 인하여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살같이 흘러가는 세월이 방안에만 있기에는 너무나 아쉬워 궁리끝에 조금 거리는 있으나 비교적 혹한와 폭설이 덜하고 수려한 자연환경으로 인하여 한국의 나폴리로도 불리며 또한 유치환, 김춘수, 박경리 선생을 비롯한 많은 문인들과 예술인들을 배출하여 藝鄕으로도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불멸의 영웅 이순신 장군의 주 활약 무대이기도 한 경남 남해안의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중심인 통영을 2박3일간 여행키로 하고 통영 남쪽의 미륵도(彌勒島)에 위치한 적당한 펜션을 예약해 두었다.
사실 통영은 오랫동안 대구에 살면서 20대의 여름에는 주변의 섬으로 한두번 그리고 이후에도 가끔은 가족 나들이와 사량도 등산으로 또한 2010년도에는 거제도에 근무하면서 집을 오갈 때 까지 포함하여 대략 10 여차례 정도 가본 기억이 있으나 이번에는 무려 10 여년만에 가는 셈이어서 약간은 설레이기도 하였다.
정오경 퇴근하여 숙소에서 와이프를 만나 라면과 와이프가 직접 만들어 온 김밥으로 간단히 점심을 한 후 12시 반경 바람으로 인하여 더 춥게 느껴지고 길에는 아직 그저께 내려 쌓인 상당한 잔설이 남아있는 대전을 벗어나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에 올라 남으로 향하는데 고속도로 주변의 산하는 모두들 하얗게 변해 있었고 이런 모습은 무주와 장수를 거치는 덕유산 줄기에서 절정을 이루다가 함양 산청을 지나고 진주를 거치면서 주위에는 눈이 서서히 모습을 감추고 있었는데 오후 3시 반경 일차 목적지인 통영 시내의 남망산 공원에 도착하니 눈은 전혀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추위도 대전과 비교하여 한결 덜하고 날씨도 아주 맑고 청명하여 우리를 반겨 주는 듯 하였다.
통영 시가지를 조망하며 남망산 기슭의 조각공원과 정상부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둘러본 후 통영이란 지명의 유래가 된 "삼도수군통제영" 유적지를 지나 서피랑으로 이동하여 아무도 없는 언덕위에서 겨울 바람을 맞으며 지척의 박경리 선생 생가와 통제영 유적지 그리고 남쪽의 미륵도와 서쪽의 한산도를 비롯하여 남망산 보다 더 훌륭한 조망을 즐긴 후 일몰 시간에 맞추어 통영대교를 건너 미륵도의 남쪽 끝에 위치한 "달아 전망대"를 향하였다.
헌데 이곳 서피랑에서 한가지 알게 된 한가지 새로운 사실은 "돌아와요 부산항에"란 국민 애창곡이 실제로는 이곳 출신의 요절한 가수가 부른 "돌아와요 충무항에"란 노래를 원곡으로 하여 단순히 가사만 바꾼 것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오후 5시 반의 일몰 시간은 잘 맞추었으나 개인적으로는 명성과 기대에는 못 미치는 일몰을 감상한 후 저녁으로 오랜만에 경남 남해안 특유의 음식 문화인 다찌를 맛보기 위하여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알아둔 통영항 맞은편 미륵도 북단의 "고래섬 다찌집"을 찾아 지역소주인 좋은데이를 두병이나 곁들여 기분좋게 저녁을 하고 와이프가 운전하여 멀지 않은 거리의 예약한 숙소에 도착하여 긴 하루를 마감하고 뜨거운 월풀 욕조로 피로감을 털어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