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덕유산 종주(1)
2020.2.23(일) 맑음
이곳 대전 생활도 이번주로 마지막이라 떠나기전에 그동안 사용하지 못한 대체 휴일을 이용하여 3월1일부터는 다시 산불 조심 기간으로 인하여 입산이 통제되는 겨울? 덕유산을 1박 2일 일정으로 종주키로 하고 오늘 삿갓재 대피소와 아침 7:10분 대전 복합터미날 출발의 함양 서상행 버스를 예약해 두었다.
아침에 나름 일찍 일어나 서둘렀으나 시간이 촉박하여 택시를 타고 겨우 시간에 맞추어 대전 복합터미날에 도착하고 버스에 오르니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기세로 인하여서 인지 일요일임에도 지리산 백무동이 종착지인 버스안에는 나를 포함하여 단지 4사람의 승객만이 타고 있었다.
맑고 겨울같지 않게 포근한 날씨속에 버스는 한적한 고속도로를 달려 예정보다 이른 8시 20분경 남덕유산 산행의 기점인 경남 함양군 서상면의 버스터미날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앞엔 마스크를 낀 보건소와 면사무소 직원이 나와 체온을 체크하는 등 고생을 하고 있었다.터미날에 있는 시골밥상이란 친근한 상호의 식당에서 칠천원이란 착한 가격에 나름 맛있는 백반으로 아침을 한 후
마침 산행기점인 영각사행 군내버스 출발시간이 08:40이라서 운좋게도 바로 버스에 올라타 영각사를 향하는데 승객은 역시나 나 혼자 뿐이었으나 멀리 바라보이는 남덕유산 정상쪽으로 흰눈을 이고 있는 산의 모습에 가슴이 설레어 왔다.
약 10분뒤 약 이십수년전에 두어차례 와 본 영각사 입구에 도착하고 간단한 준비운동을 한 후 복장과 스틱등의 장비를 점검 후 옛 기억을 더듬으며 맑은 겨울 하늘 아래 아무도 없는 등산로를 따라 남덕유산 정상을 향하였다.
최근에 몸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못한데다 1박2일에 대비하여 매트와 침낭 그리고 겨울 의류들과 음식들을 챙겨넣은 배낭의 무게가 조금은 있고 또한 오늘은 약 8키로 거리의 삿갓재 대피소 까지만 가면 되니 가능하면 천천히 운행하기로 하고 주변을 즐기며 영각사 좌측의 계곡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혀 나갔다.
약 1시간 반경이 지나 능선상에 오를 즈음해서는 몇 사람의 산행객들이 나를 추월하고 또한 반대쪽에서도 몇 사람이 내려오고 있는 가운데 특유의 날카로운 암릉으로 이루어진 능선에 올라서니 남으로는 지리산의 주능선이 그리고 북으로는 약간의 눈이 남아있는 덕유산의 주능선 그리고 동서로도 첩첩의 산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사방의 산그리메가 대단하여 탄성이 절로 나왔다.
비록 따뜻하고 큰 눈도 없었던 올 겨울이지만 그래도 천수백미터의 능선위는 가끔씩 바람이 불어 올때면 매섭게 느껴지기도 하였고 다시 남덕유산 정상을 향하여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면서는 다시 한번 올해 겨울 마지막으로 이곳 덕유산을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오경 남덕유산 정상에 당도하여 준비하여간 간식으로 요기를 하고 아이젠을 착용 후 삿갓재 대피소를 향하여 눈과 얼음으로 인하여 상당히 미끄러운 내리막을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이후에는 작은 오르막 내리막을 넘나들며 월성재를 지나고 삿갓봉을 경유하여 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선 시간 삿갓재 대피소에 도착하여 등록을 하고 취사장에서 우선 김치를 곁들여 컵라면을 끓여 먹은 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였다.
저녁에는 비비고 갈비탕을 데우고 햇반과 김치를 곁들여 저녁을 하고 대피소 앞에서 지리산 능선에 내려앉는 석양을 구경 후 잠을 청하였는데 잠자리의 구조가 장터목 대피소에 비하여 그런대로 독립적이고 또한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만원은 아니라서 그런대로 잠을 잘 수 있었다.
서상 버스터미날과 식당안에 걸려 있던 좋은 내용의 글귀
군내 농어촌 버스를 타고 영각사 입구까지
첫 능선길 까지의 계곡 오름길
능선에서의 조망과 남덕유산 정상까지
대피소 앞 마당에서 보이는 지리산 주능선의 석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