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알마티에서(1)
2014.8.2(토) 맑음
국경을 넘으면서 너무 무리를 하고 신경을 많이 써 약간의 몸살끼가 있었으나 나름 지난 밤을 푹 자고 일어나니 그런대로 견딜만하여 오늘은 일행들과 의논하여 알마티 시가지의 남쪽에 위치한 천산의 두개의 계곡 중 먼저 동쪽에 위치한 메듀(Medeu,현지인들은 메데이로 발음하는것 같았음)라고 불리는 2011년 동계 아시안 게임이 열렸고 또한 2017년 열릴 동계 유니버시아드의 메인 스타디움이 있고 계곡의 정상은 침블락(Chimbulak ski resort)이라 불리는 정상급의 스키리조트가 있는 따라서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소풍과 트레킹, 스키등의 아웃도어 활동의 무대를 가벼운 당일 트레킹하기로 하고 숙소를 나섰다.
처음에는 대중교통으로 갈려다가 일행이 4명이라 택시로 이동하기로 하고 숙소 부근에서 흥정을 하니 역시나 전문적인 기사들이라 우리를 관광객으로 대하면서 무려 5000 텡게(당시 환율이 1달러당 182 텡게)를 불러 하는 수 없이 숙소에서 큰 대로를 따라 천산쪽으로 조금 이동 후 친절하고 영어가 되는 여자 대학생의 도움을 받아 2000텡게에 택시를 타고 잘 닦여진 간선 도로를 지나 천산의 계곡으로 들어간 후 약 20여분 걸려 메듀 스타디움에 도착 하였다.
스타디움은 현재는 여름이라 어린이들을 위한 오락 시설과 자전거 트랙으로 이용되고 있었으며 아래층은 주로 고급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오늘이 주말이라 많은 알마티 시민들이 곳곳에서 삼삼오오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 일행 4명은 서로 각자 조금씩 취향이 다른지라 오후 6시경 이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 자유롭게 계곡을 즐기기로 하였는데 2분은 케이블카를 타고 리조트를 거쳐 침블락으로 향하고 산을 무척이나 잘타는 한 분은 알프스 풍의 산세를 보더니 한 봉우리를 정하여 그곳으로 올라가 보겠다고 출발하고 나는 길을 따라 갈수있는 한 계곡 깊숙이 가보기로 하였다.
계곡을 따라 가는 길은 처음에는 도로를 따라가지 않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오르니 인공 댐을 만나는데 이상하게도 댐은 물이 없어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후 계곡을 따라 약 1시간 반 정도 머리위로 지나가는 리프트를 올려다 보며 급격한 오르막을 오르니 식당과 호텔 그리고 고급 리조트로 이루어진 집단 시설 지역이 나오고 이곳에서 좌측 지계곡으로 리프트를 이용하거나 트레킹으로 약 한두시간 오르면 침블락의 최고봉인 4,995 미터의 달가르봉과 만년설 그리고 빙하를 경험 할 수 있으나 사람들이 많이 붐비고 있어 나는 조용한 느낌을 주는 우측의 원계곡을 따라 가기로 하고 가게에서 약간의 요기꺼리를 사서 느긋하게 사진으로만 보아온 알프스같은 기분을 느끼며 상류를 향하였다.
올라갈수록 풍광은 더욱 수려해지고 군데군데 숲그늘과 차디찬 빙하수가 흐르는 계곡가에는 사람들이 어울려 서로 음식을 나누며 휴식을 즐기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초등학교와 중학생을 포함한 한무리가 인상 깊었고 대도시에서 30여분의 거리에 이러한 고산이 있어 손쉽게 거대한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우리와 같이 좁디좁은 땅덩어리에서 아등바등 지내는 입장에서는 부러울 뿐이었다.
개울을 두세차례 건너며 고도를 높이자 순백의 설산도 보이는 등 경치는 더욱 좋아지는데 하산 시간을 감안하면 내려가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려 내려오다가 길가의 큰 파이프에서 쏟아지는 온천수에 현지인들과 같이 옷을 입은채로 샤워도 하고 알마티의 어원이라는 야생의 사과나무도 보며 시간을 맞춰 하산하니 스타디움 주변은 온통 결혼 파로연을 하려는 커플들과 하객들로 인산인해였는데 결혼식의 화려함이 대단하였다.
흥겨운 결혼 피로연의 모습을 구경하다가 일행이 다 모인 후에는 이곳을 종점으로 하여 시내를 연결하는 유일한 시내버스인 12번 버스를 타고 도스틱 애비뉴를 따라 내려오다가 도스틱 프라자(Dostyk plaza)앞에 내렸다.
막상 만원 버스에서 내리니 이 일대는 상업 시설을 포함한 복합 공간으로 화려하기가 서울의 도심 못지 않았고 거리를 활보하는 화려한 여자들의 차림새와 생음악이 연주되는 길가의 노천 레스토랑에서 술잔을 앞에 두고 담소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이곳이 이슬람 국가라는 사실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우리 일행도 배낭여행자의 본분을 잠시 잊고 분위기에 못이겨 길가의 노천 레스토랑에서 한잔의 생맥주를 즐겼는데 가격은 한국의 고급 레스토랑 수준이어서 다시 한번 놀랐다.
이 후 거리를 산책하다가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나름 알찬 하루였으나 우리 일행 내부에서 작은 일을 결정함에도 자주 의견이 엇갈려 앞으로의 여행에 대해 일말의 불안감이 든점이 내내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사이란 버스터미날의 아침 모습
트레킹의 기점인 메듀 스타디움,명성 보다는 작은 느낌.......
머리위로 오르내리는 리프트를 보며 댐까지 그리고 트레킹을 가는 현지인 커플
댐을 지나 스키 리조트까지
리조트에서 우측의 원계곡을 따라 가면서 보이는 모습들
적당한 온도의 온천수가 쏟아 나오는 파이프와 과거 계곡의 물을 알마티 시내로 공급하던 녹슨 거대한 송수관
내려오면서 뒤돌아 본 모습과 군데 군데 보이는 야생의 사과나무
매듀 스타디움 앞에서 결혼 피로연을 위해온 신부의 모습과 그들이 타고온 차량ㅎㅎㅎㅎ 그리고 그곁에서 아이스 바를 파는 노점상ㅉㅉㅉ
알마티의 번화가인 도스틱 거리와 그 주변 그리고 마티니란 이름의 생음악이 연주되는 노천 바
침블락 계곡에서
메듀 스타디움 앞에서